[앵커]
의료 공백이 석달로 접어들자 진료 환경이 열악한 지방은 비상입니다.
이럴 때 퇴직했다가 돌아온 시니어 의사들, 환자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데요.
현장카메라, 강보인 기자입니다.
[기자]
올 초부터 이어진 의료 공백 사태에, 지역 의료를 맡고 있던 공중보건의들이 대형 병원에 급히 투입됐습니다.
안 그래도 부족한 일손에, 지역 의료원에서 고군분투하는 '시니어 의사'들이 있다는데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홍성보건소 관계자]
"저희 선생님이 비상 진료 지원 때문에 파견 나가 계셔 가지고."
[홍성군 주민]
"왔다가 그냥 또 가는 수밖에. 급할 때는 119 부르는 수밖에 없어."
요즘 지역 보건소에선 이렇게 헛걸음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전공의 공백을 메우는데 보건소 공중보건의들이 상당수 차출됐기 때문입니다.
서울 대형병원 원정 진료도 어려운 상황, 그나마 기댈데라곤 지역 공공의료원 뿐입니다.
특히 정년 퇴직후 돌아온 시니어 의사들이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김권삼 / 충남 홍성의료원 내과과장 (71세)]
"지역 사회에서 심장이나 혈관 질환들. 그런 쪽에서 진료를 도와주고 같이 좀 더 배우고…"
지난달 중순 홍성의료원에 합류한 71살 김권삼 과장도 그 중 한 명, 서울의 한 대학병원 심혈관센터장 등을 역임했던 국내 최고 권위의 의술을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현장음]
"오른쪽 다리를 들어서 무릎 한 번 구부려보고. 좋아요. 왼쪽 다리도 다시."
지난달 초 15톤 화물차에 깔려 다리 절단 위기를 맞았던 30대 청년은 전북 군산의료원 임종선 과장 덕분에 재활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임종선 / 군산의료원 정형외과 과장 (64세)]
"그래도 다행스럽게 절단은 피하기로 했으니까. 조금 힘들어도 버텨줘야 돼. 알겠죠? (감사합니다.)"
지난해 말 이곳으로 온 임 과장은 미세 현미경 수술 분야 국내 권위자 중 한 명입니다.
지난달 초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조차 수술을 거부당한 생후 11개월 아기의 두개골 희귀 질환 수술을 성공시킨 윤수한 과장도 지난 3월 합류한 시니어 의사입니다.
[윤수한 / 군산의료원 신경외과 과장 (65세)]
"수도권과 서울은 의료가 좀 됩니다. 근데 이 밑이 조금 어렵거든요.제가 여기쯤 있으면. 어느 정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조준필 / 군산의료원장]
"정말 역량 있는 이런 시니어 의사 선생님들이 지방의료원에 좀 많이 내려 오셔가지고 지방의료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역할을 해 주시기를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의료 공백 사태가 석달로 접어든 가운데 시니어 의사들은 오늘도 환자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강보인입니다.
PD 윤순용
작가 전다정
강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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