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병 아들 치료비 모금하러 행진…1천㎞ 넘게 걸은 칠레 엄마
[앵커]
칠레에서 희소병에 걸린 아들의 약값을 모금하기 위해 한 달째 도보행진을 이어가는 어머니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다섯 바퀴 도는 거리를 걸었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강재은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사람들이 한 남자 아이의 사진이 새겨진 형광 조끼를 입고 도로를 따라 힘차게 걷습니다.
이 행진의 주인공은 32살의 카밀라 고메스.
고메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칠레 중남부 칠로에섬에서 1천300km 떨어진 수도 산티아고를 향해 벌써 한 달째 걷고 있습니다.
"이것은 '듀센을 위한 행진'이에요. 심장과 호흡기 근육까지 약하게 해 아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근육 퇴행성 질환, 듀센 근이영양증을 조명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고메스의 다섯 살배기 아들은 이 희소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치료제가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치료제예요. 약 390만달러(53억원) 정도 합니다. 이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이 없었죠.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3,500페소를 기부해 줄 사람 백만 명을 찾고 있어요."
고메스의 도보 행진은 처음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고메스가 포기하지 않고 걸음을 이어가면서 소방대원 등 여러 주민이 합류했고, 전국에서 응원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주말엔 목표 액수인 35억 패소, 우리 돈 53억원을 달성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고메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고마움을 표현하며 그동안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가족과 먹거리를 만들어 팔았다는 사연도 전했습니다.
또 아들에게 직접 약을 주기 전까지는 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고메스는 이번 주에 사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을 만나 희소병 환우들의 어려움에 대한 서한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후 미국의 희소질환 치료 전문 의료기관에서 아들의 치료를 이어갈 거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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