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구호품 막아 일부러 굶겨"…또 전쟁범죄 의혹
[앵커]
이스라엘이 '굶주림'을 전쟁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해왔지만, 가자지구 피란민들을 고의로 기근에 빠뜨렸다는 증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하늘에서 날아든 보급품이 바다로 떨어지자, 주민들이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배식 장소엔 어김없이 긴 줄이 늘어서 있고, 음식 앞에선 질서가 무너지며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이마저도 받을 수 없는 부모들이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건 동물 사료입니다.
"자녀를 위해 식사를 포기하고 있지만 무엇을 먹이고 있을까요? 동물 사료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물을 주고 있나요? 더러운 물입니다. 여러분이 부모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유엔은 앞으로 넉 달간 가자지구에서 약 110만 7천여 명이 '재앙적 굶주림'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토록 극심한 기근이 초래된 건 이스라엘의 고의적 방해 때문이라는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자지구로 구호품이 들어오는 걸 막아 주민들을 일부러 굶주리게 했다는 겁니다.
유엔 식량위기 조사기구가 가자지구의 식량 반입 추이를 조사한 결과 "매우 제한된 수의 구호 트럭만이 반입됐으며, 지난 2월 초 이후로는 가자시티에 식량 트럭이 들어간 기록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구호 물품 반입을 "체계적으로 막고 있다"라거나 "방해했다"는 국제구호기구들의 증언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민간인들이 생존에 꼭 필요한 물품을 빼앗아 고의로 굶주리게 만드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국제법상 명백한 전쟁범죄에 해당합니다.
이스라엘은 굶주림을 무기로 사용한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군 내부에서조차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연합뉴스TV 황정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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