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압 중 순직한 김수광·박수훈 소방관 영면
영정으로 돌아온 동료…"그 몫까지 더 살릴게요."
"함께 노력했는데" 소방관 된 20년 지기 눈물
1계급 특진·훈장 추서…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엄수됐습니다.
두 사람은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던 진정한 소방관의 모습 그대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떨리는 손으로 흰 국화를 잡아 영정 앞에 놓습니다.
당장 만날 수 있을 듯 생생한 영정 속 듬직한 동료는 이제 하늘 위의 별로 남았습니다.
고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 순직한 두 소방관을 애도하는 영결식이 엄수됐습니다.
경상북도청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동료 소방공무원 등 천여 명이 참석해 두 젊은 소방관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습니다.
동고동락하던 소방관들은 아직 영정 속 동료의 모습이 믿기지 않습니다.
울음을 삼켜보지만, 말 없는 두 사람의 얼굴에 그만 서러움이 북받칩니다.
눈물을 닦으며, 하늘의 별이 된 이들의 몫까지 더 많은 사람을 구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윤인규 / 동료 소방관 : 반장님들이 그러했듯이, 최선을 다해 그들의 생명을 지켜낼 것입니다. 부디 하늘에서 우리를 잘 보살펴 주십시오.]
함께 소방관이 되려고 노력했던 20년 지기를 떠나보낸 친구는 어둡던 독서실을 추억합니다.
합격을 축하하러 모인 술자리에서 고인이 한 말을 기억하며 눈물을 삼켰습니다.
[김동현 / 고 김수광 소방장 친구 :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자던 너의 말, 오늘 더욱더 기억나고 내 마음을 울리는구나.]
힘들던 태권도 사범 시절, 함께 소주를 기울이며 고된 하루를 털어내던 일이 어제 같습니다.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백만 원을 축의금으로 내자던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송현수 / 고 박수훈 소방교 친구 : 먼 훗날, 시간이 되어 내가 그곳으로 꼭 찾아가겠습니다. 가서 못한 이야기들, 추억들 일상들 같이 나누면 좋겠습니다.]
동료들의 배웅 속에 정든 근무지를 떠난 고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
희생하고 지키는, 소방관의 삶을 뒤로하고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안식에 들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 장영한 전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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