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Q. 아는기자 아자, 정치부 김민지 차장과 다시 이어갑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보통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20년 지기'로 끈끈한 사이로 알려졌죠.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
2004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수사 때 처음 만난 뒤 현대차 비자금, 국정농단 특검 등 여러 수사를 함께하며 호흡을 맞춰왔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법무부장관으로 앉히기도 했죠.
그만큼 각별한 신뢰를 보인 겁니다.
윤 대통령, 한 위원장에 대해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고 표현할 만큼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Q. 그런데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지지를 철회'할 만큼 화가 난 겁니까.
섭섭함과 배신감.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한 위원장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집니다.
업무 외적으로 한 위원장의 건강도 신경쓰고 특히, 최근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태 이후에 전국 순회를 하고 있는 한 위원장이 걱정돼 경호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났을 때 한 위원장의 이후 쓰임에 대해서도 여러 방면으로 고려를 했었는데, 저희가 내부 기류를 취재해 보니 한 위원장의 이런 모습에 '뒤통수 맞았다'는 반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Q. 김 기자가 섭섭함과 배신감이라고 정리했는데, 그럼 배신감이 든 부분은 어떤 겁니까.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비대위원장 역할에 대한 양쪽의 시각차이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한 위원장은 본인이 사실상 당 대표이고, 당의 '원톱'으로서 총선까지 본인이 전권을 가지고 당의 변화를 이끌려고 했는데요.
대통령실에서는 한 위원장은 '임시 리더십'이라고 본 겁니다.
비대위원장인 만큼 주변 당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들으라고 대통령이 조언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그럼에도 독단적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겁니다.
저희가 취재해 보니, 최근 한 위원장은 당과 대통령실 사이 소통창구 역할을 해 온 이철규 의원에게도 거리두기에 나섰다고 전해지는데요.
한 위원장이 이 의원에게 대통령과 소통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사무실에 자주 들어오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겁니다.
오늘 한 위원장, 이철규 의원에 대해 "내 스태프" 그러니까 내 "직원"이라는 표현을 썼죠.
윤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이 의원과 자신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면서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면서 관계는 더 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렇다면 한 위원장은 왜, 이렇게 대통령과 다른 길로 가는 겁니까.
한 위원장이 자주 쓰는 말이죠.
'선민후사'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 위원장, 대통령과 맹종관계가 아니라고 이야기 해 왔죠.
개인적 인연과 별개로 총선 승리가 최우선이다.
그럴려면 당청관계도 "수평적 동반자 관계"로 가야 한다고 여기는 겁니다.
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면서 영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심도 둘 사이를 갈라놓고 있습니다.
중진 의원들에게 페널티를 부여한 공천 룰에 대해 이미 반발심을 가진 상태에서 한 위원장이 마포을에 출마하겠다는 김경율 비대위원에 힘을 싣자 여러 루트로 대통령에게 '사천을 하고 있다' '공천을 마음대로 하냐'는 불만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갈등이 노출된 이 상황에서도 두 사람, 참 닮았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겹치는 두 장면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유명한 발언이 있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면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 발언과 비슷하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사퇴 압박을 받을 때 임기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끝까지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던 모습은 한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하는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Q. 한 위원장, 사퇴는 없는 건가요? 앞서 이준석,김기현 전 대표 등 대통령실과 사이가 틀어진 당대표들은 다 자리에서 물러났잖아요.
사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위원장 측은 명분도, 여론도 다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6개월 임기가 보장된 비대위원장 신분인 만큼 본인이 물러나지 않으면 억지로 물러나게 할 방법은 없습니다.
저희가 취재해 보니 대다수 의원들은 이번만큼은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분위기더라고요.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는 이미지로는 선거에서 민심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Q. 아는기자, 정치부 김민지 차장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연출 :여서희 PD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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