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해 안마도는 주민이 190여명인데 사슴이 천 마리여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해왔죠.
이 섬에 사슴이 들어온지 40년 만에 해법이 나왔습니다.
자세한 내용, 서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슴 20여 마리가 떼를 지어 바다를 헤엄쳐가고, 해변에 다다르자 유유히 걸어갑니다.
민가로 내려와 먹이를 찾기도하고, 늦은 밤에도 섬 곳곳을 누빕니다.
주민 190여명이 사는 전남 영광의 외딴 섬 '안마도'입니다.
40여년 전 녹용 판매를 위해 들여온 사슴이 방치되면서 어느새 1000여 마리까지 번식했습니다.
상위 포식자도, 관리 주체도 없다보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겁니다.
[강용남 / 안마도 신기리 이장]
"고추 같은 것이나 고구마 같은거, 깨같은 거 해놓으면, 먹지를 못해. 다 사슴이 저기해버리니까."
[장진영 / 안마도 청년회장]
"묘도 막 파헤치고… 보시면 다 이제 울타리가 쳐져있죠. 집 다 보면. 이게 사슴 넘어오지 말라고 막아놓은 거고요."
주민 피해가 잇따르고 생태계까지 교란되고 있지만 가축으로 분류돼 유해야생동물처럼 포획할 수도 없었습니다.
참다못한 주민들이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담당 부처인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가 권익위의 권고에 따라 뒤늦게 대책을 내놓은겁니다.
주민 피해와 생태계 교란 실태를 조사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할지를 올해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멧돼지나 고라니와 같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 경우,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 총기로 포획할 수 있게 됩니다.
또 가축으로 키우다 유기하는 걸 막기 위해 소유자를 찾아 직접 처분하도록 강제하고, 유기할 경우 처벌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안마도처럼 사슴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인천 '굴업도', 충남 '난지도'도 한 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편집 : 장세례
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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