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진 전재수 군의 나이는 겨우 11살이었습니다.
그동안 사진 한 장 남은 게 없어 묘비에 무궁화 사진만 놓여 있었는데, 41년 만에 얼굴을 되찾았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슬픈 음악과 함께 등장한 앳된 어린이의 사진.
고 전재수 군의 어릴 적 모습입니다.
1980년 5월 24일, 형이 사준 운동화를 신고 집앞에서 친구들과 놀던 전 군은 계엄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습니다.
당시 11살이었던 전 군의 몸에선 6개의 총탄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전재룡 / 고 전재수 군 형]
"여섯 발을 맞고, 뒤에서 쏴 가지고 앞이 다 없습니다. 동생 생각하면 제가 더 가슴이 아파서 또 여기도 못 왔습니다."
제대로 된 얼굴 사진이 없었던 탓에 전 군 묘소의 영정사진 자리는 무궁화 사진이 대신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달 5일, 형이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우연히 전 군의 사진 1장을 발견해 묘소에 사진을 채워넣을 수 있었습니다.
[공국진 기자]
"고 전재수 군의 묘소 영정 사진은 41년 만에 이렇게 어릴 적 사진으로 바뀌었습니다."
빛바랜 전 군의 사진은 초등학교 입학 당시 아버지, 고모들과 함께 찍은 것이었습니다.
[전재룡 / 고 전재수 군 형]
"내 동생 사진을 딱 보는 순간, 제가 순간 숨이 멈췄습니다."
전 군의 형은 동생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끝내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동생을 위한 한 가지 소망도 털어놨습니다.
[전재룡 / 고 전재수 군 형]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영령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시면 우리 영령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그런 바람입니다."
5·18 민주묘지에 영정사진이 없는 묘는 여전히 49기가 남아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