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서울 명동과 서울역 사이가 ‘지옥의 퇴근길’이 됐습니다.
서울시가 정류장의 혼잡을 해소겠다며, 버스 표지판 앞 줄서기를 해 정체가 심각해진 겁니다.
결국 9일 만에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현장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송진섭 기자,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건데, 현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저는 명동 입구 광역 버스 정류장에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인도에 세워진 줄서기 버스 표지판은 일부만 적혀 있고 대부분은 흰색 백지로 뒤집혀 있습니다.
오후 3시 넘어 서울시가 줄서기 철회를 결정했고 부랴부랴 29개 노선 중 17개 번호판을 떼기 시작한 겁니다.
정류장 혼잡을 줄이겠다며 줄서기를 시행한지 9일 만입니다.
하지만 퇴근 3~4시간 전에 갑자기 이뤄진 조치에 시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정문희 / 경기 화성시]
"(서울시가 오늘 취소하겠다고 했거든요. 알고 계셨나요?)아뇨 모르는데요. 아예 몰라요."
[질문2] 송 기자, 그럼 뭐가 문제였던 겁니까.
[기자]
애초 좋은 의도로 시행했지만 병목 현상에 따른 교통 체증 부작용이 너무 심각했습니다.
먼저 어제저녁 영상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버스 번호 앞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서 있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표지판 앞에 정확히 서고 사람들이 타는데 명동 정류장 설 수 있는 버스는 많아야 2대 정도입니다.
앞에 버스가 출발하기만을 기다리는 버스가 뒤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이게 한국은행,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1.7km 가량 버스 행렬이 이어지며 두 정거장 가는데 한 시간씩 걸리는 겁니다.
[변송희 / 경기 수원시]
"제가 저번 화요일날에 한 1시간 반 정도 기다려서 탔거든요."
[심상연 / 서울 종로구]
"차라리 여기 번호판 붙었을 때보다 바닥에 있을 때가 훨씬 나았던 것 같아요."
일단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줄서기를 철회하고 그 사이 대책을 마련키로 했습니다.
우선 수원과 용인으로 가는 광역버스 노선은 정류장을 청계천 광교 옆으로 옮기고 종각, 탑골공원으로 크게 우회시킬 계획입니다.
이 경우 명동 탑승객 수는 9500명에서 6400명으로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졸속 탁상행정이었단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까지 명동 퇴근길 현장에서 채널A 뉴스 송진섭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영 이락균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