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그리스, 고대 유물 반환 문제로 갈등…정상회담 취소 이어 설전
[앵커]
고대 그리스 유물의 반환 문제를 둘러싼 영국과 그리스 간 오랜 갈등이 또 다시 불거졌는데요.
급기야 여러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기로 했던 정상회담까지 취소됐는데, 그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치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번 주 영국과 그리스 간 정상회담이 취소된 배경을 두고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엔 2500년 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에 붙어 있던 대리석 조각이 있습니다.
당초 수낵 영국 총리는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런던에서 현지시간 28일 만나기로 돼 있었지만, 하루 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만남의 목적이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문제를 보여주기 식으로 끄집어내는 게 분명한 경우에 만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리스가 약속을 깨고, '엘긴 마블스' 또는 '파르테논 마블스'로 불리는 고대 유물 문제를 회담 의제로 넣었다는 겁니다.
이 유물은 그리스가 오스만제국에 점령됐던 19세기 초에 오스만제국 주재 영국 외교관으로 엘긴 백작 지위에 있던 토머스 브루스가 떼어갔습니다.
수낵 총리의 비판에 그리스 측은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파르테논 마블스 문제를 세상에 알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고 받아쳤습니다.
"이번 만남 취소에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반환에 대한 그리스의 정당한 요청이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여론에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최근 BBC와 인터뷰에서 신전 조각이 영국에 있는 것을 두고 '모나리자' 그림을 반으로 잘라서 반은 루브르 박물관에, 나머지 반은 대영 박물관에 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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