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경험의 잔상…"대물림 막는 것이 예방책"
[앵커]
오늘(19일)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았는데요.
아동학대를 받은 부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악순환을 막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김유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두 자녀를 둔 김 모 씨는 예순을 넘긴 나이지만, 눈을 감으면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당한 폭력의 잔상이 여전히 떠오른다고 전했습니다.
"어렸을 때 오줌을 많이 쌌어요. 좀 가리지 못하고. (그 벌로) 어두운 데에 불도 없이 저를 내쫓았는데…머리를 쥐어박든지 벽에 박고 그때 막 정신이 어질어질할 정도로."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아이의 배를 발로 밟는 등 폭력에 시달린 탓에 아직도 어두운 곳에 혼자 있지 못한다는 김 씨.
이제 부모가 된 김 씨는 종종 자신과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진다며 두려움에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모르게 싫어했던 부분을 똑같이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그게 굉장히 두려워서 저는 멈췄지만, 그거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은 (그대로) 그렇게 할 수 있겠다…."
폭력에 익숙했던 아이들이 훗날 부모가 되어 학대를 대물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어린 시절에 그 학대 경험이 있는 75% 이상이 성장하면 배우자 폭력 또는 아동학대로 전이된다는, 세대 간 전이되는 거거든요. 이게 무서운 거거든요."
이런 대물림이 끊어지지 않으면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예방은 어렵습니다.
악순환을 막기 위해선 어른이 될 피해 아동의 치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폭력이) 자기보다 약한 존재한테 가는 거예요. 엄마한테 그렇게 받으면 동생이 있으면 동생한테 가죠. 피해아동을 먼저 치료해야 해요. 그래야 대물림이 안 되는데…."
또 부모 교육은 훈육이라고만 알았던 행위들이 이제는 학대라는 점을 알려주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연합뉴스TV 김유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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