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인터뷰] 검정 바탕에 금빛 '광화문'…현판 바뀌었다

연합뉴스TV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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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인터뷰] 검정 바탕에 금빛 '광화문'…현판 바뀌었다

[앵커]

경복궁 남쪽에 있는 광화문.

이 광화문은 오래전부터 궁궐의 정문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엔 도심 속 한가운데 자리하며 서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지난 15일에 광화문 일대가 일제 강점기 때 훼손당했던 모습을 말끔히 지우고 100여 년 만에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됐습니다.

광화문 현판도 13년 만에 교체됐는데요.

뉴스캐스터가 현장에 직접 나가 있습니다.

이민재 캐스터.

[캐스터]

출근길 인터뷰입니다. 오늘은 전의건 사무관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전의건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사무관]

안녕하십니까?

[캐스터]

가장 먼저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광화문이 가지는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 볼까요?

[전의건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사무관]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이자 얼굴인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법궁으로서의 권위와 상징을 나타내면서 궁궐의 내부와 외부를 이어주는 교두보의 역할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화문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고종 때 다시 중건되었습니다.

일제의 1923년에 월대가 회철되었고 몇 년 뒤 광화문도 동측으로 이관되었습니다.

한국전쟁 때는 석축의 문루가 소실되었고 1968 년에는 콘크리트로 복원되었습니다.

하지만 원형의 위치는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 청에서는 2006년부터 광화문 제자리 찾기 사업을 통해서 광화문을 목조로 복원했습니다.

하지만 월대는 일부 구간만 복원되었고 장기간의 노력 끝에 2020년이 되어서야 사직로 선형 변경이 추진되면서 2023년 올해 월대와 현판이 복원되었습니다.

이제서야 광화문이 비로소 완성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캐스터]

말씀대로 광화문 현판이 교체가 됐는데 어떻게 바뀐 건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의건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사무관]

치밀한 고증 끝에 원형의 현판으로 바뀌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968년 콘크리트 광화문이 복원되었을 때는 박정희 대통령 친필의 한글 현판이었습니다.

그 후 2010년 한자 현판으로 다시 복원되었는데 당시 복원됐던 현판은 하얀 바탕에 검은 글자에 그 현판이었습니다.

이후 현판의 갈라짐과 고증 논란 등으로 우리 청에서는 현판을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했고 13년간 치밀한 고증조사와 전통재료 사용 등에 대한 검증 과정을 지속했습니다.

특히 2016년에 발견한 스미소니언박물관 소장에 광화문 사진 자료와 2018년 공개된 와세다 소장의 경복궁 영건일기 등 핵심 고증 자료가 추가 확보되면서 보다 정확하게 광화문 현판을 고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원형의 광화문 현판은 목질 금자, 즉 검은 바탕에 금색 글자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원형대로 현판이 복원됨에 따라 높은 권위를 나타내었던 광화문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 선조의 문화유산을 보다 풍성하게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캐스터]

그런데 한글로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전의건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사무관]

한글 현판으로 바꿔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견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돼서는 충분히 우리 청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토 과정을 거쳤고 문화유산 복원 원칙에 따라서 한자 현판으로 복원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 또한 당대의 문화와 사회상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이 보다 진정성 있는 고품격의 궁궐로 복원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종대왕과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선양하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에 궁중문화축전이나 조선왕릉문화제 등에서 관련된 공연이나 전시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캐스터]

광화문 현판뿐만 아니라 월대도 복원이 됐는데 월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의건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사무관]

훼손된 지 정확히 100년 만에 복원되었습니다.

월대는 궁궐의 중요 건물 앞에 설치되는 넓고 평평한 다리입니다.

건물의 위상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면서 각종 의례와 행사도 이 월대 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건축물입니다.

과거 기록을 보면 이곳에서 외국의 사신도 맞이하고 왕이 백성과 만나던 소통의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궁궐의 정문에 설치된 월대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구조물입니다.

조선시대 법궁으로 사용되었던 궁궐의 정문에는 꼭 이런 월대가 설치되었고 특히 경복궁 월대에는 다른 궁궐에는 없는 난간석들이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그 규모도 장대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원형 부재가 재사용된 것도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사항입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에서 기부한 서수상 두 점을 포함해 부피 기준으로 약 40%가량 원형 성물이 재사용된 것입니다.

그 외 새로운 부대들도 원형 부재와 동일한 암맥에서 채취한 석재를 사용했고 많은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작업한 결과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캐스터]

마지막으로 앞으로 유지 보수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전의건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사무관]

관람객과 문화유산의 안전을 위해 복원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관리감독용 CCTV와 방송장비 등의 시설물을 이미 설치해 놓았고 관련 안내 방송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안내 해설 관람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캐스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출근길 인터뷰였습니다.

(이민재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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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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