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이유로 승진에서 불이익을 주면 고용상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육아휴직을 더 많이 쓰는 현실을 고려해, 여성 근로자에게 불리한 승진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시정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과학·기술서비스업체에서 부서 파트장으로 일하던 A 씨는 1년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그러나 복귀 후 일반직원으로 강등돼 다른 파트에 배치됐고, 인사평가 영향으로 승진 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했습니다.
A 씨의 차별시정 신청에, 초심인 지방노동위원회는 성차별이 아니라며 사업주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회사 육아휴직자의 평균 승진 기간을 보면 남성 6.3년, 여성 6.2년으로 남녀 간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결정을 뒤집고 남녀 차별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회사 여성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더 많이 사용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여성에 불리하다고 본 겁니다.
실제 이 회사 근로자 성비를 보면 남성이 70% 이상인데, 육아휴직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2.7배 더 많았습니다.
중노위는 회사가 A 씨에게 승진 기회를 주고, 승진할 경우 차별받은 기간 동안 받았어야 할 임금 차액도 지급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무엇보다 육아휴직을 '승진결격사유'로 보는 차별적 인사규정을 개선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박정현 / 중앙노동위원회 심판 1과장 : (근로자가) 차별 걱정 없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부분을 확인시켜드렸다는 게 의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그동안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사업주 조치에 시정명령이 내려진 적은 있지만,
근로자 채용이나 임금, 승진 규정에 대해 성차별 문제로 시정명령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된 이후 도입된 '고용상 성차별 시정제도'가 실질적인 노동환경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영상편집 : 송보현
그래픽 : 김효진
YTN 신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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