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현재 기자, 경제산업부 정현우 기자가 함께 나와 있습니다.
Q1.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거에요?
그제로 돌아가보죠.
10월 1일 밤 9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이 중국과 맞붙습니다.
이때 우리나라 포털 다음과 네이버에선 실시간 응원 페이지가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이 페이지에서 누리꾼들이 응원 버튼을 누르고 댓글도 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때 다음에서만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응원이 약 2천만 건, 전체의 92%에 달했습니다.
또 다른 포털인 네이버에선 전체의 94%가 우리나라를 응원했습니다.
Q2. 이상하긴 하죠.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이 2천만 건이라는 게. 그래서 국민의힘은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다고 생각하는거죠?
한중전에서 벌어진 일이다보니 일단 중국을 의심하고 있는데요,
중국 본토에 사는 중국인이나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 또는 북한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합니다.
국민의힘 포털TF는 중국과 북한의 여론 개입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일각에서 제기됐던 '차이나 게이트'까지 재소환했습니다.
Q3. 그런데 다음과 네이버는 외국에서 접속이 안 된다면서요?
그래서 우회 접속을 의심하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가상망인 VPN을 이용하면 한국IP로 우회 접속할 수 있다는 건데요.
우회 접속이 아니라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컴퓨터가 일정한 작업을 자동으로 반복하게 하는 게 매크로인데요.
매크로를 돌리면 순식간에 중국 응원 버튼이 자동으로 눌러지거든요.
국민의힘은 "정부가 다음을 우선 조사하고, 대규모 조작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 의뢰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Q4. 왜 다음 응원페이지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다음은 로그인 없이 아무나 무제한으로 응원 버튼을 누를 수 있었는데요.
한 명이 여러 번 누를 수 있는거죠.
반면 네이버는 로그인을 해야만 응원과 댓글 작성이 가능했습니다.
쉽게 말해 네이버보다 다음의 문턱이 훨씬 낮았던 건데요.
포털은 이용자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고, 1분 1초라도 더 머물게 하는 게 사업의 핵심입니다.
다음이 스포츠 응원 페이지의 문턱을 낮춰놨던 것도 아시안게임과 같은 대목에 누리꾼들을 좀 더 불러모아 오래 머물게 하려던 의도로 봐야겠죠.
Q5. 다음은 누구 소행으로 보고 있나요?
다음은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누구 소행인지 알아보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인데요.
누리꾼이 장난을 친 건지 누군가가 매크로를 돌렸는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누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아보는 것만으로 정치권에서 또 다시 논란이 커질 수 있는 점을 부담스러워 하는 겁니다.
Q6. 국민의힘이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겁니까?
'드루킹 보고 놀란 가슴 중국전 보고 놀랐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여론 조작에 대한 심증만 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실제 조작이 벌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는 건데요,
선거의 계절로 접어드는 예민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성중 / 국민의힘 의원]
"(특정 세력에 의해) 클릭 조작됐다 저희들은 그렇게 보고 있고. 강서구청장이나 앞으로 총선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런 사안이기 때문에…"
강서구청장 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강하게 반응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Q7. 그래서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일단 사건의 전말을 조사한다고 하고요.
포털의 자정 작용, 사후 책임을 강화할 계획인데요,
일단 다음처럼 로그인하지 않고 응원이나 댓글은 못하게 하는 안이 거론되고요.
또 법안을 정비해 조작 행위가 있을 경우 포털 사업자도 처벌받게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해외 서버를 통한 우회 접속 차단도 과기정통부에 요청하겠다고 했고, 여당에서는 해외에서 댓글 달 경우 국적을 노출하는 안도 거론했습니다.
Q8. 다음도 대책을 내놨습니까?
다음은 일단 응원 기능을 폐지하고 관계당국이 조사에 나설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정인이 접속을 과도하게 했는지 자체 진상파악도 할 계획입니다.
드루킹 사건처럼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여론을 조작한 일도 있었잖아요.
매크로 사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보안성 강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만큼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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