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요리사' 프리고진, 최측근서 반란 주동자로…
[앵커]
러시아 용병 기업인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모스크바를 코앞에 두고 반란을 중단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던 프리고진의 이력을 방주희PD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사기와 성매매 알선 등 잡범 출신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신분 상승을 거듭하며 어둠 속 거물로 행세해 왔습니다.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뒤 요식업에 뛰어들었다가 1990년대 푸틴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크렘린궁 연회까지 주도하며 신임을 받았습니다.
프리고진이 본격적으로 세력을 형성한 건 2014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을 창설하면서부터입니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을 주축으로 구성된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쟁 등에 투입돼 전투작전을 벌이며 세력을 확대해왔습니다.
또 시리아와 리비아, 수단 등 중동과 아프리카 분쟁지역 내전에도 개입해 고문과 학살을 저지르며 잔혹함으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발발하자, 프리고진은 발 빠르게 전선에 병력을 배치해 성과를 내면서 권력의 실세로 부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프리고진이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정계 진출을 꿈꾸며 이른바 신분 세탁을 노렸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프리고진과 러시아 군부와의 갈등이 증폭됐습니다.
국방부가 물자지원을 거부해 심각한 병력 손실을 봤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겁니다.
정규군과 용병 간 갈등이 증폭되자 쇼이구 장관은 모든 비정규군에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했지만, 바그너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바그너 전사들은 단 한 명도 수치의 길을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 누구도 계약에 서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국방부 방침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프리고진이 토사구팽 당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부하들을 이끌고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킨 프리고진.
한때 '푸틴의 요리사'라고 불릴 정도의 최측근이었던 인물이 이제는 러시아군 수뇌부를 위협하는 내란 사태의 중심에 섰습니다.
연합뉴스TV 방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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