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이나 이어진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1심 재판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가 이들의 배임액을 높이는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이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인데, 막판까지 고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의 대장동 사업 배임액은 '최소 651억 원'이었습니다.

이들이 택지 개발로 예상되는 이익을 낮춰 잡으면서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입은 손해가 얼마인지 계산한 겁니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 2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기면서 이 대표의 배임액을 4,895억 원으로 새로 산정했습니다.

민관 유착이 없었다면 애초 실무진 건의대로 공사가 전체 개발이익의 70%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계산에서입니다.

검찰이 지난달 민간업자들의 재판에도 바뀐 배임액을 반영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면서, 재판부는 고심을 이어왔습니다.

곧 1심 재판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변경된 공소장은 지금까지 재판한 배임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법정에서 재판부가 직접 고심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틀 뒤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결국 이들의 공소장을 변경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와 측근 정진상 전 실장의 공모 관계가 반영되더라도, 전체적인 배임 혐의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검찰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양새입니다.

만약 범죄 혐의가 통일되지 않으면 같은 사건 피고인들에 대해 뒤죽박죽된 판결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1년 반 동안 이어진 1심 재판은 더 길어질 전망입니다.

변호인들은 사실상 재판을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검찰이 비슷한 사건을 여러 차례 나눠 기소하면서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까지 공모관계가 넓어지면 민간업자들이 오히려 책임을 덜 수 있을 거라는 입장입니다.

재판부는 민간업자들의 위례신도시 관련 사건과 이 대표의 배임 혐의 사건 등 비슷한 사건들과 병합할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열리는 다음 재판까지 결론을 내겠다면서도,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며 부담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영상편집:문지환
그래픽:박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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