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운동기구 중에 '천국의 계단'이란 게 있습니다.
밟아도 밟아도 끝없이 나오는 계단은 사실 지옥 맛입니다.
오늘 서울에서 무려 2900개가 넘는 계단을 뛰어오르는 수직 마라톤 대회가 열렸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경계, 조현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마라톤 복장에 무릎 보호대까지.
만반의 준비를 한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나섭니다.
[현장음]
"321 출발"
빌딩 안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고.
40층이 되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발걸음은 무겁지만 미소는 여전합니다.
[현장음]
"파이팅"
계단을 두 개씩 오르는 여유도 아직 남았습니다.
102층이 되자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현장음]
"끝까지 완주"
지칠대로 지쳤지만 '멈추면 더 힘들단' 생각에 걷고, 뛰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조절합니다.
허리에 손을 올려 흔들린 균형을 잡아봅니다.
그래서 기자가 잠시 직접 올라봤습니다.
[현장음]
"힘들어요"
제가 지금 20층 넘는 계단을 올라 왔는데요.
이 정도로도 숨이 차고 목이 마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2900개 넘는 계단을 밟고 123층까지 올라야 합니다.
평소 체력훈련은 필수입니다.
[서민희 / 서울 송파구]
"엄청 열심히한 건 2달 전부터. 초반 스타트가 중요하다해서 32층 기준 처음에 6분 40초 나왔는데 초수 줄이려 (연습) 했고. 처음에는 아파트 계단으로 시작했어요."
7살 어린이와 80대 어르신도 참가했습니다.
[최재홍 / 최고령 참가자]
"평소 산에 다니기 좋아해서 한다고해서 손녀딸한테 신청해달라고해서 왔어요."
4년 만에 '노마스크'로 열린 이번 대회는 총 2천 명의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습니다.
[김창현 / 남자부 1위]
"너무 기쁘고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해요."
오르고 또 오르고 다시 오르고.
도심 속 이색 스포츠 경기가 봄날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조현선입니다.
영상취재 한일웅
영상편집 천종석
조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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