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시작합니다.
10대 약물 중독 실태를 취재중인 사회1부 최주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1] 최 기자, 이 나비약 많이 들어봤는데요. 잘못 복용하면 부작용이 어느 정도 큰가요?
'나비'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나비약인데요.
대표적인 식욕억제제 중 하나입니다.
부작용은 어떨지 영상 하나 보시겠습니다.
[현장음]
"아버지, 브레이크, 사이드 당기시고. 악! (이거뭐야)
마치 게임을 하듯 차량이 이리저리로 움직이는데요.
지난 2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20대 여성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경찰차 등 차량 6대를 들이받은 사고 입니다.
당시 이 여성은 환각상태였던 걸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 복용했던 것도 식욕억제제였습니다.
당시 여성은 "전쟁 상황이라 다른 차량을 대피시키려고 했다"는 다소 황당한 진술을 했는데요,
1회 복용 분량보다 2배 넘는 양을 삼켰던 걸로 걸로 확인됐습니다.
[Q2]몸에 안좋은 것은 알겠어요. 10대들에게는 도대체 왜 치명적인 겁니까?
다이어트약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분비시켜서 뇌를 자극하고, 몸이 '배부르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데요.
오남용 할 경우, 환청, 망상, 환각 등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중독 현상이 생기는데요,
뇌 발달 적으로 10대가 가장 중독에 취약하다고 합니다.
[이해국 /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14세에서 17세 사이가 뇌 발달학적으로 가장 중독에 취약한 나이라고 하거든요. 도파민이 특정 부위에서 과도하게 많이 분비될 경우 급성 정신병적 상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현병 같은 영구적인 정신병적 상태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Q3] 문제는 10대들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의사 처방이 꼭 필요할 뿐 아니라 만 16세 미만에게는 처방이 금지돼 있는데요,
SNS를 통한 불법 판매가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이 30알이 들어있는 나비약 한 통을 처방 받는데 들어간 비용은 3만원이 조금 안됩니다.
1정당 1천원도 안되는 가격인 거죠.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1정당 싸게는 3500원, 비싸게는 15000원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최대 15배 정도 차익이 나다보니 본인이 처방받아 SNS 판매하는 사례가 많은 겁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20대 판매자는 "불법인 것은 알았지만 10대들에게 팔아도 문제되지 않을 것 같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요,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나비약 거래를 가볍게 생각하고 있어 엄격한 단속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Q4] 시청자 분들 중에는 최 기자 설명 처럼 부작용이 이렇게 심한데, 약에 대한 규제가 있긴 한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도 있네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는 DUR이라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가 있습니다.
개인이 같은 약을 중복해서 처방 받지 않는지 감시가 가능한데요.
병원에서 워낙 다이어트약으로 경각심 없이 처방을 해주다 보니, DUR도 무력해진 셈입니다.
지난 2021년에는 환자 1명이 한 해 동안 9천 정 넘게 처방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1년간 매일 25알을 복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나비약 남용을 왜 막아야 하냐면요.
10대들이 무심코 다이어트약으로 시작해 성인이 되면 이미 중독이 돼 진짜 마약사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심각성이 더 큽니다.
병원에서도 가려서 처방하고, SNS를 통한 유통도 철저히 감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0대 마약 중독 실태 취재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아는 기자였습니다.
최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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