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Q.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윤수민 기자 나왔습니다. 윤 기자, 서울구청장들이 여야 가릴 것 없이 다 문제 삼고 나섰어요. 정당 현수막, 참 많긴 많아요.
너무 많다보니 여기저기서 문제가 속출하는데요,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크게 4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행자 통행에 불편을 주기도 하고요, 운전자 시야를 가리는 안전 문제와 현수막을 폐기할 때 주로 소각을 해서 환경문제도 발생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이 시민에게는 강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소상공인들 얼마나 광고하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참는거거든요. 그런데 정당만 별도로 일정 기간을 정해서 보고 싶지 않은 시민들도 꼭 이렇게 일정기간 동안 보시라 강요하는 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Q. 원래는 저렇게 우후죽순 달 수 없었다는 거죠? 이전엔 어땠나요?
과거 자료 보면서, 비교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 시행 이전엔 이렇게 지정게시대에만 현수막을 달 수 있었는데요.
법이 개정되고 나선, 교차로 등 사람 눈길이 닿는 곳 어디든 정당 현수막을 달 수 있습니다.
과거엔 현수막을 달 때 지자체장의 허가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허가 없이 자유롭게 달 수 있습니다.
Q. 어쩌다 저렇게 바뀐 거에요?
지자체장이 정당 현수막을 철거하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불만을 가진 게 발단입니다.
당시 의원들은 정당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영교 /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5월)]
"옥외광고물법에 의해 정당 현수막이 그동안 제거되어 왔는데 이제 정당 현수막은 법으로 보장받게 되는 그러한 내용입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2020년 민주당 김민철 의원이 법안을 처음 발의했는데요.
처음에는 각 정당마다 현수막 1개 정도는 자유롭게 게시하도록 허용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당시 행안부에선 등록된 정당이 44개라, 각 정당이 현수막을 하나씩만 설치해도 생활 안전을 해친다고 반대했고요.
행안위 수석전문위원도 주민 불편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두 차례 회의에서 정부는 난색을 표했지만, 여야 의원들이 계속 강하게 주장하자 지난해 5월 법안처리가 급물살을 탔는데요.
행안위, 법사위,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되는데 걸린 시간은 5월, 딱 한 달 뿐이었습니다.
현수막 개수를 3개 또는 2개로 제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개수 제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요.
다만 행안부에서 하나의 현수막 게시 기간을 15일로 한정하는 시행령을 내놓은 정도입니다.
Q. 현수막 개수를 제한하는 논의는 왜 안 한 거죠? 시행령은 정부가 만드는 건데, 이 정부는 왜 아직 안 만들어서 저렇게 난립하게 놔두는 건가요?
현수막 개수를 제한해봤자 사실상 관리 감독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공무원들이 지도를 들고 모든 지역을 다니면서 구역별로 개수를 단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요, 1개의 현수막 게시 기간을 15일로 제한을 두긴 했지만, 15일이 지나면 다른 현수막으로 교체하면 되니까 기간을 정한 것도 무의미한 셈입니다.
Q. 시청자 질문인데요, 시야도 가리고, 흉물스럽고, 너무 편파적이라 불쾌합니다. 정당의 정치 현수막 안 볼 수 있는 방법 좀 찾아주세요. 막을 방법이 있습니까?
법을 다시 바꾸는 것 외에는 당장 정당 현수막 게시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당들이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개정한 법안을 다시 과거로 돌릴지는 의문인데요.
법 개정이 안 된다면, 시행령이나 지자체 조례 등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을 논의해야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