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살을 빼고 싶은 마음에 최근 다이어트 약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요. 무분별한 처방과 복용으로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식욕이 당기는 계절 가을.
[이채원 / 서울 광진구]
"가을되니까 선선해지기도 하고 음식이 잘 땡기는 거 같아요."
쉽게 살이 찌는데 빼는 건 어렵다보니 약의 힘을 빌리기도 합니다.
비만치료 전문 병원에서 일명 다이어트약,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A씨.
[A씨 / 식욕억제제 부작용 경험자]
"속이 안 좋고 며칠 후부터는 머리가 아프고 불면증도 있고…일상생활을 아예 못했어요. 내가 이러면서까지 살 필요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2주 만에 약물에 의한 급성 간염 진단을 받은 겁니다.
[A씨 / 식욕억제제 부작용 경험자]
"(의사가) 하루 이틀만 늦었어도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었다고…"
식욕억제제는 뇌를 자극해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약물로 마약류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식약처는 체질량지수 30 이상의 비만이거나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처방하고 4주 이내로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과연 잘 지켜지고 있을까. 서울 시내 한 내과 병원에 가봤습니다. 신체검사는 형식적인 과정일 뿐.
[간호사]
"원하는 몸무게가 아니면 빼셔야 되니까 그래도(정상범위여도) 약은 지어주세요."
심지어 피부과, 성형외과에서는 별다른 검사 없이도 처방전을 내줬고 처방전만 있으면 약국에서 한번에 많은 양의 식욕억제제를 사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저는 각종 다이어트 약을 손에 들고 있는데요 무려 8주치나 되는 다이어트 약을 아무런 제약 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오남용 사각지대에 있는 식욕억제제, 관리·감독 강화는 물론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영상취재: 조승현
영상편집: 이재근
그래픽: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