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성·속초 산불, 한전 책임 60%"…이재민 분통

[앵커]

끊어진 전선에서 발생한 고성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중 일부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3년 만에 1심 판결이 나왔는데 당초 한전이 지급하겠다고 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 이재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빛이 번쩍한 직후 발생한 불꽃은 금세 불길이 되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갑니다.

1천 명이 넘는 이재민과 1,200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낸 4년 전 고성·속초 산불의 최초 발화 모습입니다.

한국전력공사는 당시 주민들과 특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건물 피해의 60%를 배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60여 명의 이재민들은 전액 배상하라며 2020년 26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무려 3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은 전문감정평가사가 판단한 감정액의 60%인 87억 원을 한전이 이재민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한전이 고의로 화재를 낸 게 아니고 당시 강풍 등 자연적 요인 때문에 피해가 확산한 부분이 있다"며 책임 비율을 정한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재판부가 인용한 금액은 당초 한전이 이재민에게 지급하려 했던 배상액과 그 규모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끊어진 전선이 산불 원인으로 인정된 만큼 민사소송에 기대를 걸었던 이재민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가해자가 명확한데 피해액의 60%만 지급하면 나머지는 어떻게 복구해 일상을 회복하느냐며 항소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판결로 인해서 지금 계속 길바닥에 나앉아서 이재민들은 길바닥에서 항의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강풍에 나무가 쓰러지며 전봇대를 건드려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강릉 산불의 배상 절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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