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소매 벚꽃·더운 식목일…우리가 알던 봄이 사라진다
[앵커]
때 아닌 초여름 날씨에 올해 벚꽃이 유난히 빨리 지고 있습니다.
봄철 기온이 갈수록 오르면서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해마다 나오고 있는데요.
기후변화로 봄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김재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살랑 바람에 연분홍 꽃비가 흩날립니다.
예년 같으면 이제 꽃이 필 시기인데, 때 아닌 초여름 날씨에 벌써부터 잎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올해 봄꽃 구경은 반소매 차림이 대세입니다.
"일찍 벚꽃이 떨어져서 안타까운데 계속 꽃이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축제는 시작도 안했지만 이른 벚꽃 인파에 지자체는 주말 내내 분주했습니다.
"벚꽃 조기 개화에 따라 안전대책을 선제적으로 적용하여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일찍 피어난 봄꽃은 올해 만의 일이 아닙니다.
서울의 벚꽃이 3월에 개화한 것은 4차례, 모두 2010년 이후 나타났습니다.
상춘객, 지자체도 혼란스럽지만 이른 봄꽃은 생태계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꽃이 피어나는 속도를 곤충들이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화분 매개를 하는 곤충들 입장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고 서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장기적으로 화분 매개 곤충과 식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질 수 있는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요."
따뜻해지는 식목일도 해마다 논란의 대상입니다.
식목일이 제정된 1940년대 서울의 평균기온은 7.9도.
70년 새 3도가량이나 올랐습니다.
식재 적정시기에 맞춰 식목일을 당기자는 주장과 상징성을 고려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매년 충돌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가까운 미래엔 2월에 봄꽃이 필 전망입니다.
급격한 기후변화에 우리가 알던 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재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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