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해외연수…지방의회, 억대 유럽관광 기지개
[앵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지방의원들이 줄줄이 해외연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가 연수 취지와 무관한 관광지 방문 일정으로 채워지면서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4일부터 해외연수에 나선 창원시의회.
상임위별로 연수 목적은 다르지만, 출장지는 모두 유럽입니다.
일정에는 체코의 '프라하 성'과 오스트리아의 '미라벨 궁전' 등 유명 관광지가 다수 포함됐습니다.
해외연수를 떠난 시의원은 전체 45명 중 39명.
예산은 한 사람당 약 4백만 원으로, 동행하는 공무원까지 더하면 모두 2억 원가량입니다.
"여행경비로 따지면 4백만 원 이상이 되지만, 예산상에 출장비를 지출할 수 있는 항목이 있거든요. 계산법에 맞게 지출하다 보니…"
경기도 파주시의회도 최근 열흘간 아랍에미리트와 스페인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출장계획서에는 우수정책 벤치마킹을 위한 현장 탐방이라고 했지만, 실제 일정은 성당과 공원 등 관광지 위주로 짜여졌습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도 지난주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로 해외연수를 떠났는데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매년 행안부의 예산 편성지침에 따라 의회가 해외연수 예산을 잡기 때문에 목적 없는 연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필요시에만 해외 출장을 신청해 다녀올 수 있도록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준에 맞추지 못하고 여행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서 다녀온 이후에 의회가 집단으로 비난을 받는 그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연합뉴스TV 김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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