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억 대 연봉을 준다고 할 때는 지원자가 없다가, 4억을 제시하자 간신히 지원자가 등장했습니다.
강원도 속초의료원의 응급실 의사 얘기입니다.
열악한 근무환경, 그리고 의료사고 문제 때문이라는데 3명 모집하는데 딱 3명 지원했습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 동해안 북부권 응급 환자를 담당하는 속초의료원 응급실입니다.
평일 낮인데도 안으로 들어가는 자동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이곳 응급실에서 일하던 전문의 5명 중 2명이 그만두면서 이달부터 일주일에 나흘만 축소 운영하는 겁니다.
다른 의사 1명도 이달 말까지만 근무하고 퇴사할 예정입니다.
[사설 구급차 운전자]
"심정지랑 이런 사람들 급한 대로 여기서 좀 봤는데 그게 없으면 (속초) 보광병원 갔다가도 안 되면 다시 또 강릉으로 (가야하니까)"
빈자리를 메우려 이달초 채용 공고를 냈지만, 3억 원대 연봉에도 지원자는 단 1명도 없었습니다.
한시가 급한 의료원이 빼든 유인책은 연봉 인상.
4억 원대 연봉을 제시한건데 마감일인 오늘까지 3명 모집에 딱 3명이 지원했습니다.
[속초의료원 관계자]
"4억 1천(만 원) 정도 될 거 같습니다. (기존보다) 8천 정도 올라간 거 같습니다. 면접한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고요. 최종 결정은 면접 끝나고 난 다음에…"
의료계에선 공공의료 인력난을 두고 보수 문제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김택우 / 강원도의사협회장]
"(자녀) 교육적인 부분들, 경제적인 부분들, 사회적인 인프라가 구성이 안 된 상황에서 가족과 떨어져서 와 지내셔야 하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생활환경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의료 사고 책임도 기피 요인입니다.
[김택우 / 강원도의사협회장]
"큰 병원에선 그런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 대처하는 변호팀도 있을 수 있고, (공공의료원은) 실질적으로 보호 대책은 전혀 없지 않습니까."
지역 기피 현상은 보건소장 인력난까지 불러왔습니다.
태백·양양·고성·평창 4곳의 보건소장 자리가 공석입니다.
지방 공공의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최창규
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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