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서 "천국가라" 치매노인 상습 학대
[앵커]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사회적 약자인 노인을 상대로 한 학대 사례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요양원에서 20대 공익근무자가 저항을 할 수 없는 치매 노인들을 학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예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대구 달서구의 한 노인요양원.
거동이 어려운 치매 노인의 얼굴 위에 옷을 덮더니 주먹으로 거듭 내리칩니다.
심지어 성경책으로 얼굴을 가격하기까지 합니다.
"천국 가라. 천국 가라"
이번에는 엘리베이터에서 또 다른 치매 노인을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립니다.
"오늘도 수요팅합시다. 예? 예? 수요팅하자고 XX"
"아야…"
저항을 할 수 없는 치매 노인들의 뺨을 때리고, 머리와 다리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모두 이곳에서 1년 반 넘게 공익 근무를 한 20대 남성 오 모 씨가 벌인 일입니다.
신고 의무자인 시설은 전문기관의 조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이를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거 저희가 취재하고 있는데) 아니요. 죄송합니다. 지금 너무 다른 일 때문에 바빠서요."
치매 노인을 비롯한 노인 학대 사례는 꾸준히 증가해, 9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시설 내 노인 학대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대 노인들을 보호하기 지원 체계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할 수 있는 학대 피해 노인 전용 쉼터는 전국에 총 19곳뿐.
학대 노인들의 권리 보호와 지원을 위한 법률안은 2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지원책 마련과 더불어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공익근무요원 같은 경우 금방 이제 갈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거 아니에요…형식적인 교육이 아니고 실제적으로 사례라든가 어떻게 대해야 된다든가 이런 것들이 본격적으로 제공되지 않으면…"
시설 학대의 주된 원인으로 격무가 지적되고 있는 만큼, 돌봄 제공자의 업무 경감 등도 대책으로 거론됩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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