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건물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려다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인하대 학생에게 징역 20년형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앞서 검찰이 적용한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인하대학교 내 한 단과대학 건물에서 같은 학년 학생을 성폭행하고, 추락해 숨지게 한 21살 김 모 씨.
조사 끝에 경찰은 김 씨를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살해할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숨지게 한 책임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김 모 씨 / 지난 7월 구속 영장실질심사 : (살해 의도 가지고 피의자 3층에서 미신 건가요?) …. (숨진 피해자에게 할 말 없습니까?) 죄송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범행이 일어난 창틀은 지상에서 8m 높이에 있었고 바닥은 아스팔트라, 떨어지면 숨질 가능성이 있다는 걸 김 씨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봤습니다.
때문에 김 씨에게 준강간치사가 아닌 성폭행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사건 발생 6개월 뒤, 법원은 김 씨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함께 10년 동안 아동 청소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을 금지할 것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평범한 동기 사이로 지낸 피해자를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은 데다,
피해자가 추락한 뒤 119신고 등 최소한의 도리도 이행하지 않아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다고 질타했습니다.
김 씨가 피해자를 위해 1억 원을 공탁하고 범행 당시 술에 취해있었던 점은 참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것처럼 김 씨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범행 당일 오후 경찰 조사에서도 술 냄새를 풍기며 횡설수설할 정도로 취한 상태여서 피해자가 추락할 위험성을 확실히 인지했다고 볼 수 없고, 살해 동기도 찾기 어렵다는 겁니다.
새내기 대학생이었던 피해자는 행인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2시간가량을 눈 뜨고, 숨도 쉬면서, 홀로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 이후 유족들도 수면장애나 대인기피, 학업 포기 등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안고 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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