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김철중 기자 나왔습니다
Q. 김 기자, 총선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선거구제 개편,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꺼내들었어요. 어떻게 달라지는 건가요?
네, 핵심만 말하면 선거에서 1등을 하지 않아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게 됩니다.
선거구제 개념부터 간단히 설명드리면요.
현재 국회의원을 뽑는 소선거구제는 같은 구라도 유권자 수에 따라 갑을병 이렇게 쪼갠 뒤 각각 1등 1명만 뽑는 구조죠.
하지만 중대선거구제는 지역별로 쪼개지 않고, 한 데 묶어서 투표를 하고요.
대신 1등부터 3등까지 당선되는 겁니다.
Q. 대통령은 이걸 왜 하자는 거에요?
대통령 뿐 아니라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거론되기도 하는데요.
승자독식 구조를 깰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선거 제도에서는 한 지역구 선거에서 A후보가 46%, B후보가 45%를 득표했다고 했을 때요.
단 1%포인트 차이인데, A후보만 당선되고, B후보를 비롯해 다른 사람을 찍은 54%의 유권자의 뜻은 묻혀버리는 거죠.
그런데 만약 2등까지 뽑아준다면 90% 이상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반영되는 셈입니다.
지역주의 타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 당시 시범적으로 일부 지역에서 한 선거구 당 기초의원을 3~5명까지 뽑는 방식을 도입했는데요.
광주에서는 진보정당이, 영남에서는 민주당이 추가로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그렇게 좋은 거면 왜 지금까지 안 한 거에요?
장점 만큼 단점도 명확합니다.
사표는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10% 미만의 낮은 득표를 한 후보도 2~3등 안에 들면 당선될 수 있어 당선자의 대표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한 정당이 같은 지역구안에 복수의 후보를 공천하기 때문에 당내 경쟁이 과열될 수도 있는데요.
실제 일본에서는 파벌정치, 계파정치의 부작용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다시 소선거구제로 바꿨습니다.
Q. 여야가 유불리를 따지겠죠. 누구에게 유리한 건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방적으로 한쪽이 유리한 건 아니고요.
대신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유리할 수 있는데요.
지난 총선 기준으로 보면요.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103석,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16석,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죠.
하지만 실제 득표율은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12%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가 천 표 이내로 아깝게 진 지역도 많았는데, 중대선거구제 도입되면 2등도 당선이 될 수 있는 거죠.
반대로 영남이나 강원 지역에선 2등으로 떨어진 후보가 많은 민주당이 득을 볼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어차피 대통령이 하는 건 아니잖아요?
네, 국회가 할 일이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다음달 중순까지 초안을 만들고, 총선 1년 전인 3월 말까지 확정하겠다는 게 김진표 국회의장의 생각인데요.
하지만 여야 지도부 모두 쉽지 않다고 보는 이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현역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입니다.
총선 전 인구 변화를 감안해 선거구를 조정할 때마다 사라지는 지역구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는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여상규 / 당시 새누리당 의원(지난 2012년)]
(비공개회의로 가격됐음을 선포합니다.) 공개하십시오. 떳떳하게. (탁탁탁) 공개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
민주당은 중대선거구제 말고 비례의원 수를 늘리자 이런 의견도 나옵니다.
Q. 현역 의원들은 뭐든 지금이 제일 좋은거죠. 그런데 이거 한다고 국회의원을 늘리진 않겠죠?
네, 기존 지역구 여러 개를 합친 뒤 거기에서 2~3명을 뽑는 것이라 전체 의원수는 차이가 없습니다.
서로 자기 지역구 손해보기 싫으면 전체 수를 늘리는 걸로 합의볼 수도 있으니 잘 봐야할 것 같아요. 아는기자 김철중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