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이 남성은 계획범행을 시인하면서도 자신이 돈 벌어오는 ATM 취급을 당했다며 책임을 가족에게 돌리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부모뿐 아니라 자녀를 숨지게 하는 범죄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인용 기자입니다.

[기자]
겉옷 모자를 푹 눌러 쓴 남성이 경찰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으로 들어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세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 40대 A 씨입니다.

A 씨는 영장심사 전 범행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횡설수설하며 가족에게 책임을 돌리는 말을 늘어놨고, 계획된 범행이란 점도 시인했습니다.

[A 씨 / '세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 : 제 어머니는 버려졌고, 저는 뭐 ATM 기계처럼 일만 시키고 조금씩 울화가 치밀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범행 계획은) 사건 한 2-3일 전부터입니다.]

자신에게 찾아오면 범행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는 등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외에 반성의 기미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A 씨 / '세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 : (가족들 전부 다 살해하려고 계획하신 겁니까?) 면회 오면 다 말씀드릴게요. 궁금한 거 설명해줄게요.]

법원은 30분 만에 영장심사를 마친 뒤 범죄의 중대성으로 인해 도망 염려가 있다며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5일 저녁 8시쯤 경기 광명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아내와 중학생·초등학생인 아들 둘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실직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부부간 다툼이 많아지며 앙심을 품게 됐다는 게 A 씨 주장입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협의이혼 서류 제출을 앞두고 큰아들이 자신과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데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범행 이후 흉기와 옷가지를 버리고, CCTV를 피해 피시방에 들러 알리바이를 만드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거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부모 등 존속 살해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가중처벌 규정이 있는 것과 달리 자녀 등 비속 살해는 다른 살인 범죄와 형량이 같습니다.

전통적인 유교적 가족제도의 영향을 받은 건데 대법원 양형기준에도 존속 살해만 가중요소로 명시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가정에서 미성년 자녀가 속수무책... (중략)

YTN 정인용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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