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어제 퇴근길에 서해 피격 사건의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내용입니다.

첩보와 부정확한 사실만으로 자진 월북으로 무리하게 단정 지었다며 근거도 함께 공개했는데요.

먼저 당시 해경의 발표 듣고, 감사원의 발표 내용을 보겠습니다.

[신동삼 / 인천해양경찰서장 (2020.9.24) : 실종 당시 실종자의 신발이 선상에 남겨진 점, 당시 조류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자진 월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해경은 당시 고 이대준 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점을 자진 월북 추정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들었죠.

하지만 감사원에서는 당시 선박의 구명조끼 수량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씨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에는 한자가 쓰여 있었는데요.

정부가 보유한 구명조끼에는 한자가 적힌 게 없었습니다.

감사원은 당시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이 한자가 적힌 고인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내부 보고서를 보고도 "난 안 본 걸로 할게"라고 말했다는 해경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는데요.

이 진술로 해경이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도 추가 분석 없이 남한의 구명조끼로 단정 지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해경이 자진 월북의 근거로 꼽은 또 하나는 배에 남겨진 신발이었는데요.

하지만 감사원은 슬리퍼가 누구 것인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해경이 고인의 것으로 단정 지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유족 역시 문제 삼은 내용입니다.

[이래진 / 피살 공무원 형 (2020.9.24) : 이 슬리퍼가 동생 거라는 근거가 있냐고요. 그 배에 물어보니까 다 자기들 게 아니라는 거예요. 자기네들은 월북이나 자진 월북이나 특정을 하면서 이 슬리퍼가 있으니까 동생 거라고 왜 추정을 하냐고요]

또, 감사원은 해경이 이대준 씨의 사생활까지 공개하며 채무관계나 도박 중독 등을 근거로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씨가 발견된 당시 부유물에 의지했던 점도 월북 판단 근거 중 하나였는데요.

하지만 감사원은 선박 내에서 부유물로 쓸 물체가 분실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이 씨가 의지했던 건 바다에 떠다니던 불상물로 추정했습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사건 당시 5개 기관 소속 2... (중략)

YTN 엄지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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