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힌남노 피해’ 보상금 신청부터 지급까지 10단계

채널A News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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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시민들, 여전히 복구 작업 중입니다.

대통령이 내려와서 "신속하게 지원하겠다"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데요.

10단계를 거쳐야 할 정도로 보상금 받는 과정도 복잡하고 언제 받을 수 있는 속시원히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시민들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다시간다 남영주 기자입니다.

[기자]
벽지를 뜯어낸 자리에 거뭇한 곰팡이가 폈습니다.

침수됐던 집안 곳곳은 진흙이 굳어 있습니다.

살림살이도 진흙투성이가 됐습니다.

[최순해 / 태풍 피해 주민]
"원래는 참혹했지. 담 너머로 물이 왔다 갔다 했어요.
이게 다 흙이에요."

'힌남노'가 강타한 포항은 아직도 수해의 상처가 가득합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지 2주 넘게 지났지만 마을 곳곳에는 복구작업이 한창인데요.

주택 앞마당에는 아직까지 못 치운 선풍기 등 가재도구들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집도 고치고 못쓰게 된 살림도 새로 들여야 하다보니 주민들은 지원금을 목이 빠지게 기다립니다.

[최순해 / 태풍 피해 주민]
"하루라도 빨리 주면 좋지. 노인네들 이렇게 사는데 돈이 있어요? 돈 없지."

집이 잠겨 2주 넘게 대피소에서 지내는 장필순 할머니.

재난지원금이 언제쯤 나올 지 물어보려 주민센터에 전화해 보지만 통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장필순 / 태풍 피해 주민]
"자기들도 아직 모른다 하대. 언제 받을 지도 모르고 막막하지."

급한 마음에 접수처로 직접 찾아오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전영철 / 태풍 피해 주민]
"누가 특별히 안내해준 사람 없었고. 모르겠습니다, 언제 줄지."

지원금 신청에서 지급까지 복잡한 행정절차가 문제로 지적됩니다.

읍면동 공무원의 1차 현장 조사와 조사 결과 입력, 시청 관련부서별 2차 조사와 검토를 거쳐 국비 신청까지만 다섯 단계가 걸립니다.

행정안전부 추가 조사 뒤 지자체로 내려온 돈이 담당자를 거쳐 피해 주민에게 지급되려면 최소 10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5년 전 지진을 겪은 포항 주민들은 피해 접수부터 지원금 지급까지 2달이 걸렸던 당시와 다를 게 뭐냐고 지적합니다.

[최호연 / 지진 피해 주민]
"돈이 언제 나온다 그런 것도 없고 엄청 답답했죠. 행정은 행정대로 우왕좌왕하고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뭐가 있나요."

포항시는 자체 예산으로 선지급하고 나중에 국비 보전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포항 지역에서 접수된 사유시설 피해만 4만 건이 넘습니다.

시청 공무원이 사실상 총동원 돼 현장조사와 전산입력 중이지만 여전히 일손이 부족합니다.

[포항시 재난총괄과 관계자]
"한 두 건이면 처리가 가능한데, 일일이 사람 붙여서 현지 조사 나가다보면 지급이 좀 늦어지는 것도 있어요. 현실적으로 매뉴얼이 괴리감이 있지 않나."

읍면동 단위와 시청 단위 조사에서 중복을 최소화하고, 지자체 혼자 감당하기 힘든 피해 조사인력 등을 지원하는 광역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홍주형
AD : 나난현


남영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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