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악성 전염병으로 규정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 뒤로 북한은 신규 환자가 0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전 세계 보건 위기는 아직 평정되지 않았다며 방역 규율을 철저히 지킬 것을 연일 주문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현 실태는 국가와 인민의 안녕을 철저히 사수하기 위한 비상방역전을 계속 강도 높게 벌여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전 인민적인 방역 의식과 각성을 견지하는 데 응당한 주목을 돌려야 합니다.]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발생 가능성도 경계합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감염 환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방역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백신 접종 없이도 전염병 확산 사태를 극복했다고 자랑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엔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항체 역가가 10월경에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왁찐(백신) 접종을 책임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함께, 11월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전 주민이 자체의 건강 보호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재유행이 닥쳤을 때 다시 전면 봉쇄를 가동하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백신을 받아들여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는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버금간다는 경제난을 풀려면 우선 국경을 열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대북 제재 장기화와 특히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가 (북한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국경 무역 재개가 시급한 상황이고 이를 위해서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고 또 이를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또,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주민들의 공포심이 누그러지면, 북한 정권으로선 체제 결속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염두에 둘 만한 백신으론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시노백과 시노팜, 스푸트니크V 등이 제일 먼저 꼽힙니다.
그러나 서구의 백신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제 백신 공동구입 프로젝트인 코백...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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