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사회1부 정현우 기자 나왔습니다.
Q1. 오늘 특별히 팩트맨 정 기자를 부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폭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건지, 그렇다면 누구 책임인지 따져보려고요. 방금 서울 양천 사례를 보면, 강남 피해도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침수 피해가 심각했던 지역들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강남역 일대, 완전히 물에 잠겼구요.
사당역 일대도 아수라장이 됐고 도림천은 넘쳐서 물바다가 됐습니다.
Q2. 세 곳 공통점이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건데요. 그럼 막을 수 있었던 거 아닙니까.
서울시가 2015년 내놓은 종합 대책에 이 세 곳이 포함돼 있는데요.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도심에서 강으로 빗물을 빼주는 터널과 지하에 빗물을 모아놓는 저류조를 짓는 겁니다.
Q3. 하나씩 살펴보죠. 빗물 터널은 다 지어졌나요?
강남역 주변에만 규모가 작은 터널 1개가 지어졌습니다.
직선거리로 2.5km 떨어진 예술의전당 인근에 지난 6월 완공됐는데요.
이곳에 내린 빗물은 도로 밑 하수관으로 떨어진 뒤에 지하 40미터 깊이에 설치된 길이 3.6킬로미터의 터널을 따라 흘러서요.
한강으로 이어지는 반포천 중류로 보내집니다.
예술의전당 지대가 강남역보다 높으니까 강남역으로 흐르는 빗물을 터널로 돌리면 침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 건데요.
문제는 처리 용량입니다.
시간당 강수량 95밀리미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번엔 시간당 100밀리미터 넘게 내려 도움이 안 된 겁니다.
서울시 대책엔 사당역 주변 빗물 터널도 포함돼 있는데요.
아직 사업자도 정해지지 않았구요.
도림천 주변 빗물 터널 사업은 2016년부터 정부 주관으로 바뀌었는데 역시 진척이 없습니다.
Q4. 빗물을 모아주는 저류조라는 시설도 있다고 했잖아요?
세 곳 모두 저류조를 짓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완성된 게 없습니다.
강남역 근처 저류조는 인근 아파트와 공장이 재건축되면 함께 짓기로 했는데 7년째 재건축 계획이 정해진 게 없습니다.
사당역 저류조 2개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고요.
도림천 저류조의 완공 시점은 2018년 말이었지만 내년 말로 늦춰졌습니다.
Q5. 계획대로 된 게 잘 없군요. 정치권에선 전임 박원순 시장 탓이냐, 현 오세훈 시장 탓이냐, 여야가 세게 맞붙고 있던데요?
오늘도 수해 책임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는데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 시장이 2011년 5조 원을 들여 대규모 빗물터널 7개를 짓자고 한 것을, 박원순 전 시장이 양천구에 1개만 짓고 나머지는 규모를 줄이거나 없앤 걸 문제 삼는 겁니다.
반면 민주당에선 오 시장이 하수 관리 예산을 줄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Q6. 그래서 누구 탓인가요?
이번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엔 터널 말고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인데요.
그런 점에서 박 전 시장의 판단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오 시장도 하수 관리 예산을 줄인 책임이 없는 건 아닌데요.
서울시가 지난 연말 올해 예산안을 편성할 때 전년보다 10% 이상인 649억 원을 줄인 데다 시의회에서 248억 원이 더 깎이면서 삭감 폭이 커졌습니다.
Q7. 시청자께서 보내주신 질문인데요. 강남구 빗물터널도 시간당 95mm 이상 오면 대응이 안 되잖아요. 결국 치수 기준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오 시장은 오늘 서울 전역은 시간당 100밀리미터, 강남은 110밀리미터가 내려도 감당할 수 있도록 목표를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산된 터널 6개도 다시 짓기로 했는데요.
과거처럼 과잉 대응 아니냐는 논란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논란을 어떻게 넘을지가 관건입니다.
안전 대비는 모자란 것 보다는 지나친 게 낫죠.아는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