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훨씬 크게 올려 이자로 돈을 쉽게 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는데요.
금감원이 지나친 이익 추구라며 경고장을 날리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리 인상기마다 은행이 집중적으로 받는 비판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이 과도하다는 점입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금리는 크게 올리는 반면 예금금리는 적게 올려서 '예대 마진'으로 돈을 쉽게 번다는 겁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금리 상승기에는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기 때문에 예금금리 상승 폭보다 대출금리 상승 폭이 일반적으로 훨씬 더 큰….]
실제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잔액 기준으로 지난 4월까지 9개월 연속 확대돼 2018년 6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습니다.
1분기 국내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 이익 규모도 12조 6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넘게 늘어났습니다.
결국, 금융당국이 은행장들을 불러 모아 경고장을 내밀었습니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잇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은행들은 금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상 예대 마진을 축소하라고 주문한 셈입니다.
은행들은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1%포인트 낮췄고, NH농협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확대했습니다.
4대 주요 시중은행도 내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A 시중은행 관계자 :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금융 소비자의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를 검토 중입니다.]
다른 관계자도 금리 인하와 관련해 은행들이 비슷한 취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다만 대출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없는데도 금융당국의 요구에 어느 정도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서 당분간 금리 인하를 둘러싼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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