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 씨뿌린 프랑스발 음모론…버팔로 참사에도 영향
[앵커]
유색인종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거론됐던 프랑스 작가의 '음모론'이 미국 뉴욕의 슈퍼마켓 총기사건에도 배후로 지목됐습니다.
권력집단이 백인을 몰아내기 위해 유색인종 이민자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입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피의자로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18살 페이튼 젠드런.
10명이 사망한 이번 사건에 미국 사회가 또한번 '인종범죄'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젠드런이 범행 직후 온라인에 범행과 관련해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을 올린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자신을 파시즘을 신봉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로 규정한 그는 미국 권력층이 백인 인구를 줄이기 위해 유색 인종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음모론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젠드런의 성명에서 프랑스 소설가 르노 카뮈가 주장한 '대전환론'의 영향이 뚜렷하게 확인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전환론'은 극소수의 권력 집단이 자녀를 많이 낳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민자들을 유럽에 유입시켜 백인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일종의 음모론입니다.
이민자가 토착 백인의 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장은 100년 전에도 존재했지만, 2012년 카뮈가 '대전환론'이라는 이름을 붙인 뒤 백인 우월론자 사이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처치에서 발생한 이슬람 사원 총기 난사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범인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전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이민자들이 백인을 대체할 것"이라는 카뮈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번 버팔로 사건의 피의자 젠드런 역시 성명에서 미국의 백인 문화가 절멸 위기에 빠졌다는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미국의 인종적 다양성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유색인종은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전환론이 백인 문화의 소멸 가능성을 부각해 극단적인 폭력을 부채질 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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