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7명 긴급 대피…70대·60대 남성 2명 숨져
대응 1단계 발령…화재 3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
"간이 스프링클러 정상 작동…화재 진압 역부족"
고시원 건물 사용 허가 승인받은 지 40년 넘어
서울 영등포구에서 40년 넘은 고시원 건물에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주민 17명이 대피했습니다.
고시원 방마다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뿌리는 물의 양이 너무 적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창문과 커튼이 온통 검게 그을렸습니다.
바닥에는 창문에서 떨어져 나온 유리 파편이 어지럽게 흩뿌려져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고시원 건물 방 안에서 불이 난 건 아침 6시 반쯤.
고시원 거주자들과 인근 주민 등 17명이 긴급 대피했지만 고시원에 살던 70대와 60대 남성 등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졌습니다.
구조대 도착 당시, 피해자 한 명은 불이 난 곳 근처에서, 또 다른 한 명은 휴게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3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습니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난 직후 고시원 방마다 설치된 간이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방수량이 적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거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영재 / 서울 영등포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간이 스프링클러로 방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열기가 강하면 그 방수량으로는 화재 진압이 안 되기 때문에….]
해당 고시원은 방 개수만 30여 개로 사용 허가 승인을 받은 지 4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 2층에 들어서 있습니다.
2009년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일정 면적 이상 건물에선 고시원 영업이 금지됐지만 이곳은 안전시설 완비 증명서를 제출해 고시원을 계속 운영해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영등포 구청 관계자 :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부터 고시원이 운영돼왔고 안전시설을 갖췄기 때문에 불법이라 할 수 없습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숨진 70대 남성이 살던 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오는 12일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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