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한 영업점입니다.
제법 이른 시각부터 대출을 알아보려는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됐던 지난해 연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정성식 / 시중은행 직원 : 전화로 한도가 정해져 있으니 소진됐는지를 문의하고, 당월에 신청해야 하니까 방문해서 신청하는 분도 많습니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다시 늘리는 등 대출 문턱을 낮추자 고객 발걸음이 이어지는 겁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여러 차례 대출 규제 완화를 약속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석열 / 대통령 당선인 (지난 1월) : 첫 주택을 장만한다든지 청년 주택 같은 경우에는 대출규제를 대폭 풀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80%까지 해줘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잠잠합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백여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보다 8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대선 뒤에도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진 셈입니다.
이유가 뭘까.
윤 당선인 측이 LTV 규제 완화를 시사했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대출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완화에는 머뭇거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원일희 / 인수위 부대변인 (지난 4일) : DSR은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것을 완화할 것이다,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양자택일 식으로 현재 확정된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점도 부담입니다.
각종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6% 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도 있어서 빚을 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긴 부담스러운 시기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김규정 /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 여전히 주택 가격 부담이 크고 높아진 대출 금리나, DSR 영향이 남아있어 LTV 등 일부 규제 완화만으로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주택 구매력이 크게 향상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 역시 부동산 규제 완화와는 별개로 투기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시장의 관망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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