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윤당선인 오늘 회동 무산…사면권·인사권 입장차 수면위

[앵커]

오늘로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이 무산됐습니다.

양측 모두 실무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공식적 입장으로 내놨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장보경 기자.

[기자]

말씀하신 대로, 오늘로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첫 회동 무산됐습니다.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으로, 윤 당선인 측은 아침 브리핑을 통해 유사한 입장을 내놨는데요.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는 게 양측이 내놓은 공식적 입장입니다.

윤 당선인 측은 연기 요청을 한 게 어느 쪽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상호 실무차원을 통해 나온 결과라며 어느 한쪽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배석자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고됐던 이번 회동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건의와 문대통령의 공공기관 인사권 행사 등 두루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 사안들에 대한 입장차가 사전에 드러나며 양측의 미묘한 기류가 감지돼 왔는데요.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요청을 건의하겠다는 방침 공식화를 놓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이 정치적 거래의 수단으로 폄하되는 것에 불편한 심기가 있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반면 윤 당선인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새로운 인사를 하는 것에 대해 견제의 입장을 드러냈는데요.

권영세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공공기관, 공기업 인사들과 관련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 같은 경우는 스스로 거취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따라서 의제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논의 테이블에 올릴 의제 설정 단계부터 양측의 기싸움이 고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장 당선인 비서실장은 금일 대통령과의 회동은 무산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실무적 협의 때문에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 접근하에 "자연스럽게 조율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오늘 오찬은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등과 통의동 사무실 인근에서 함께 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의 식당을 택해 오가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도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에서는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윤건영 의원은 "인수위 외교안보 위원으로 선임된 김태효 교수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남북관계의 아이콘"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권성동 의원이 김오수 검찰총장의 거취를 언급한 것을 두고도 조정식 의원과 박광온 의원 등이 '반대파 찍어내기', '굉장히 조심해야 할 발언'이라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의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청와대의 조직 개편 사안은 차기 정부의 몫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인사검증을 법무부에 맡기겠다는 발상은 대단히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비대위는 오늘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대선 패배와 관련해 "호남의 성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86그룹' 출신으로 구성된 의원모임 '더좋은 미래'에서 윤 비대위원장에게 사퇴할 것을 요구하기로 하는 등 혼란상이 계속되는 양상입니다.

연합뉴스TV 장보경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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