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는 119구급대원의 업무량도 크게 늘었는데요.

병상 배정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환자까지 늘어나면서 구급대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구급차 안, 술에 취한 중년 남성이 병원과 연락 중이던 구급대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립니다.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이송 병원을 알아보던 중 "왜 빨리 출발하지 않느냐"며 느닷없이 폭력을 행사한 겁니다.

또 다른 구급차에서는 환자가 구급대원의 얼굴을 발로 세차게 걷어찹니다.

차가 흔들렸다는 이유로 폭행한 건데 대원들이 제지해도 발길질은 계속됩니다.

경기 고양의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구급대원 A 씨 역시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환자 보호자로부터 심한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습니다.

구급차 출발이 늦어졌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A 씨 / 119구급대원 : 이송이나 해라. 토 달지 말고 이송이나 해라. 혈압도 못 재도록 하고 신발을 던져서 제 복부에 맞았고요. 그것보다 폭언이 너무 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이 일로 전치 2주 진단과 정신과 진료까지 받게 됐지만, 코로나19로 업무량이 급증한 탓에 충분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흘 만에 업무에 복귀해야 했습니다.

[A 씨 / 119구급대원 : 아무래도 동료들한테도 미안하고 제 공백 때문에 코로나로 심신이 지쳐있는 동료들한테 저까지 피해가 될 것 같아서….]

코로나가 확산한 지난해 구급대원들의 전체 출동 건수는 314만여 건으로 전년 대비 38만여 건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구급대원 폭행 피해 건수도 196건에서 248건으로 26% 늘어 폭증한 업무 부담에 더해 폭행에 대한 불안감까지 함께 견뎌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병상 배정이 늦어지다 보니 폭언에 노출되는 경우는 거의 일상이 됐습니다.

[정용우 /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조 경기위원장 : 병원에서는 계속 병상이 없다고 하고 갈 곳이 없어서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그런 불만을 구급대원들이 받고 몸으로 감내하고 받고 있어서….]

소방기본법은 구급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주취나 정신 질환 등 심신 장애를 이유로 한 형법상 처벌 감경 규정도 사라졌습... (중략)

YTN 김대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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