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할퀸 자리에 새까만 건물 잔해가 쌓였습니다.
군데군데 남아있는 삶의 흔적이 이곳이 원래 집이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인근 주민들은 겨우 몸만 건져 주변 경로당으로 피했습니다.
[엄정애 / 옥계면 남양2리 주민 : 막 뛰어와서 할머니 주무시고 계시는데 깨워서 모시고 나왔죠. 내가 범우리(남양2리) 시집와서 여태껏 살았던 집이 다 탄다고 (슬퍼하셨어요.)]
주민들은 3년 전인 2019년 4월에도 고향이 불타는 걸 지켜만 봐야 했습니다.
당시 천ha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고, 이재민 62가구 백25명이 발생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옥계면에서만 이런 대형 산불이 4번이나 났습니다.
주민들은 이골이 날 정도인데, 이번엔 방화 때문이라니 전보다 더 힘이 빠집니다.
[이복녀 / 강릉시 옥계면 남양2리 주민 : 우리 옥계면뿐만 아니고 다른 시도도 피해가 크니까 더 속상하죠. 한 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느냐고.]
경찰은 방화범인 60대 남성을 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토치로 자신의 집 등 3곳에 불을 붙인 피의자는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방화를 시인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불이 야산으로 옮겨붙어 산림 4,000ha가 불탔습니다.
또 피의자의 80대 어머니가 대피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끝내 숨졌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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