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향계] "막판까지 모른다"…끝까지 출렁이는 '안갯속 민심'
[앵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작년 말부터 몇 번이나 출렁인 판세가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둔 지금까지도 안갯속입니다.
이번 주 대선풍향계에서는 끝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이번 선거의 여러 변곡점들을 되짚어봤습니다.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까지 이런 대선은 없었다" "정말 모르겠다" 여러 정치 전문가들이 토로하고 있습니다. 양강 후보의 엎치락뒤치락 오차범위 내 경쟁, 현재로선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국갤럽 최근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38%, 윤석열 후보는 37%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전주만 해도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지만, 이 후보는 4% 포인트 오르고, 윤 후보는 4%포인트 하락하며 다시 경합 상태가 됐습니다.
또다른 여론조사, 전국지표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전주에 9%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두 후보의 격차, 2%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이런 예측불가 흐름은 대선 정국 내내 이어졌습니다. D-100, 즉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의 총성이 울린 뒤부터 현재까지 후보별 지지율의 흐름입니다. 그야말로 변화 무쌍한데요.
시작은 두 후보가 비슷했는데, 이후 지지율이 출렁인 수많은 변곡점이 있었습니다.
후보 등록 이후 12월 중순, 두 후보 모두에게 악재가 터지기 시작했죠.
비슷한 시기, 이재명 후보는 아들의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 윤석열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대응 속도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즉시 머리를 숙인 반면, 윤 후보 측, 김건희씨는 의혹이 불거진 뒤 12일 만에 대국민 사과에 나섰습니다.
더 큰 타격은 국민의힘이 입었습니다.
게다가 이때가 이른바 '윤핵관' 논란 속,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간 고성이 오가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약발도 듣지 않는 등 내홍이 최고조에 달할 때였죠.
그러자 '정권교체 열망' 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로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안 후보의 지지율, 17%까지 올랐습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경선 경쟁자, 이낙연 전 대표와 광주에서 손을 맞잡고, 보란듯이 원팀 행보를 과시하는 등 순항을 이어갔는데요.
"그 이전에 이런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경쟁했던 모든 후보들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결국,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해산, 김종인과 결별이라는 결단을 내립니다.
이어 이준석 대표와도 화해하며 당내 갈등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죠.
"국민의힘에 같이 뼈를 묻기로, 함께 하기로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화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자 돌아섰던 보수 민심, 다시 국민의힘으로 향하는 흐름을 보입니다.
중간에 불거진 김건희씨와 인터넷매체 기자의 통화, 일명 '7시간 녹취록' 파문도 여론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세 후보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관심을 끄는 동안,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지지율이 5%대 벽에 가로막혀 있었기 때문인데요.
1월 12일, 일정을 전격 중단했다가 새 마음 새 뜻으로 5일만에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치고 올라오는 윤석열 후보, 여전히 남아 있는 야권 단일화라는 거대 변수, 민주당은 승부수를 띄우기로 합니다.
3040 장관 등용, 송영길 대표 불출마 선언 등 '정치 쇄신'을 꺼내든 겁니다.
몸을 한껏 낮추는 동시에 인물론을 내세우며 차근차근 점수를 쌓겠다는 전략으로 노선을 바꿨는데요.
하지만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이 발목을 잡는 가운데, 대장동 공방으로 흐르는 TV토론 등이 이어지며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박스권'에 갇힌 형국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하며 판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을 자극한 것입니다.
단일화 제안 직후 조사에서,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격차가 7%포인트, 오차범위 밖으로 벗어났습니다.
이렇게 구도를 바꾼 건 안철수, 하지만 이 분위기를 다시 뒤집은 것 역시 안철수 후보였습니다.
단일화 제안 일주일만에 결렬 선언을 하고 독자 완주 의지를 밝히자 여론은 또한번 출렁였습니다.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옅어지는 구도로 바뀌자, 앞서 보신 것 같은 초박빙 양상으로 흐름이 반전된 것입니다.
"지금 시간은 다 지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결렬 선언을 한 겁니다. (윤석열 후보와 만남은 없는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민주당은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삼부토건 봐주기 수사, 부동시 등 일명 본부장 의혹을 모두 꺼내들며 공세를 폈습니다.
국민의힘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유족의 목소리, 또 고속도로에 버려졌다는 대장동 문서 보따리를 앞세우는 등 '대장동 의혹'을 파고들며 맞서고 있습니다.
상호간 격한 공방이 오가며 지지층이 결집하고, 어느 쪽에도 서 있지 않던 유보층도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이번 주죠. 3월 3일부터 투표가 끝날 때까지는 새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습니다.
일명 '깜깜이 기간'에 들어가기 전까지, 각 당은 지지세를 최대한 끌어 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 꺼지지 않은 단일화 불씨, 남은 TV토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 그리고 오미크론 속 투표율 변수까지, 투표함의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승부의 추가 어디로 기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마지막까지 각 후보 진영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대선풍향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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