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옆에 늘 보이던 구둣방, 가판대가 요즘 점점 안보입니다.
10년 사이 무려 천 곳 넘게 닫았다는데요.
코로나 이후 폐업은 더 가속화됩니다.
김예지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40년 넘게 구둣방을 운영해온 유준철 씨.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꽁꽁 언 손을 녹일 수 있는 건 작은 난로 뿐입니다.
오후 2시가 지났지만, 손님은 단 두 명 뿐.
연간 120만 원인 가겟세 내기도 버겁습니다.
[유준철 / 구둣방 운영]
"너무 힘들어 가지고. 1년에 한 번씩 세금을 내는데. 그거를 사실 내기가 힘들어요."
점심은 집에서 비닐랩에 싸온 밥 한 덩이로 떼웁니다.
[유준철 / 구둣방 운영]
"밥 사먹을 형편이 못 돼."
경기 불황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빈손 귀가는 일상이 됐습니다.
[유준철 / 구둣방 운영]
"다만 얼마라도 벌면 괜찮은데 공치는 날이 있으면 허망하죠."
인도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가판대 상황은 비슷합니다.
[가판대 운영자]
"오늘은 한 개 팔았어요. 이렇게 안 되면 문을 닫아야죠 뭐. 손해를 보니까."
손님들이 오다가다 사던 껌도 이제는 잘 안 팔립니다.
[가판대 운영자]
"하루에 기껏해야 돈 만 원 들어오면 잘 들어오는 거고. 마스크 하고 있으니까 껌도 안 사잖아."
큰 요인 중 하나는 편의점입니다.
가판대 주변 편의점에 손님이 몰리는 데다 코로나19로 유동인구까지 줄면서 가판대는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최시영 / 서울 중구]
"가판대에서 물건 산 지는 한 5~6년 된 거 같아요. 위생적으로 봤을 때도 좀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가판대가 아쉽기도 합니다.
[조화순 / 서울 도봉구]
"예전에 버스토큰을 샀잖아요. 많이. 지금은 그게 없잖아요. 카드로 하니까."
[우 진 / 서울 마포구]
"예전에 플리마켓(벼룩시장)처럼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겠죠."
서울 시내 구둣방과 가판대는 10년 전보다 1000곳 가까이 줄었습니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운영을 포기해 방치된 시설물을 철거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영상취재 : 박희현
영상편집 : 형새봄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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