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학교를 마지막에 닫아라"…코로나에 구멍 뚫린 공교육

연합뉴스TV 202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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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뉴스프리즘] "학교를 마지막에 닫아라"…코로나에 구멍 뚫린 공교육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코로나 시대 만 2년. 사립초등학교 선호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집 가까운 공립학교를 거부하고 멀더라도 사립을 보내는 이유를 홍정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공립은 못믿겠네'…사립초 역대급 경쟁률 / 홍정원 기자]

공교육의 그늘진 단면을 그려낸 드라마 속 한 장면입니다.

"한국같은 경쟁사회에서 어떻게 학원을 끊어?"

공교육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은 코로나 시대에 더욱 깊어집니다.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한 경계선이 학교와 학원으로 확연히 나뉜 가운데, 공립학교냐 사립학교냐를 놓고도 경계선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해 사립초등학교 경쟁률은 10대 1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올해 지원 열기를 감안하면 역대급 경쟁률을 보였던 전년 6.8대 1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중복지원이 가능해진 점도 한 몫을 했겠지만, 핵심은 역시 교육의 질입니다.

"경쟁률이 많이 높아진 것은 아마 교육 서비스가 차이가 나지 않나, 예컨대 원격 수업의 양이나 질, 등교수업의 횟수 등의 차이를 느낀 학부모들이 사립을 선호하지 않나 생각하고요."

코로나 시대, 공립과 사립의 교육격차를 두드러지게 한 첫번째 지표는 등교일수입니다.

"사립 초등학교가 주당 4.2일, 공립 초등학교가 1.9일 등교한 것으로 저희 의원실에서 확인했습니다."

거의 두 배가 넘는 숫자입니다.

대면수업을 대신한 온라인 수업의 질 또한 차이가 컸습니다.

"사립학교의 경우엔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선생님들이 수업을 많이 진행한 반면, 공립학교에서는 유튜브나 EBS영상을 틀어놓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많이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양한 방과 후 활동도 사립을 선호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나, 둘.'

선생님의 지휘에 맞춰 연주가 시작됩니다.

"방학을 맞아서 아이들 특별하게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데, 동물의 사육제 중에 사자라는 곡을 연습하고 있어요."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엄마·아빠한테 오케스트라 하는 것 보여드렸더니 엄마·아빠가 잘한다고 좋아하셨어요."

긴 통학거리도 기꺼이 감수합니다.

"(동네)친구들은 원래 집 주변에 있는 학교에 가는데 어떤(우리 학교) 친구들은 다른 동네에서 오기도 하고…"

국제학교는 더 경쟁률이 치열합니다.

입학시험에 수천만원 대 학비까지 내야하지만 제주 국제학교 4곳에는 올해도 지원자들이 몰렸습니다.

코로나로 해외 유학이 어려워진 영향도 작용했습니다.

이곳에만 앞으로 2곳의 새로운 국제학교가 더 들어올 예정인데, 맹모삼천지교 고사를 반영하듯 주변 부동산 값도 덩달아 들썩입니다.

코로나 시대 3년차, 초등학교 운동장이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이광빈 기자]

코로나19는 우리 공교육의 취약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위기였습니다. 교실 안에서 교사 개인 역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던 시스템이 비대면으로 옮겨가며 부각된 공교육 부실화, 부담은 여전히 사회가 아닌 학생들이 짊어지고 있습니다. 조성미 기자입니다.

[각자도생 돼버린 공교육…학습·교우·영양 어디로 / 조성미 기자]

아이들이 갑자기 학교엘 못 가게 되며 원격 수업에 다급히 적응하던 코로나19 초기의 모습은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사태가 터진 지 2년 가까이 된 지금도 공교육의 상당 부분은 개인이 감당할 몫이 돼버렸습니다.

맞벌이인 자녀 대신 9살 손자를 돌보는 박영애씨는 손자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지난 한 해 눈코 뜰 새가 없었습니다.

저학년이라 고학년보다는 등교 수업이 많았지만 학교에 안 갈 때는 손자의 온라인 수업을 돌봐줘야 했고, 정오쯤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이나 태권도장엘 데려다주는 것도 할머니 몫이었습니다.

"숙제를 내준다거나 집에서 복습을 하는 경우 그런 것도 시간 맞춰 한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고, 부모들이 해줘야 되는데 조부모가 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제 시간이 전혀 안 나니까 갇혀 있다는 느낌으로 우울증이 한동안 심했어요."

조부모 손을 빌릴 수 있으면 그래도 나은 편. 그렇지 못한 맞벌이 부부, 특히 워킹맘들은 코로나 사태 뒤 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빈도가 늘었습니다.

조부모 도움을 얻기도,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퇴사를 선택하기도 어려운 맞벌이 또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원격 수업 속에서 사실상 방치되기도 합니다.

"(근무 중에) 아이와 통화가 되지 않았을 때 수업에 참여시키고 온라인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참여시킬지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배달시켜 먹으려고 하고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 1만 883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1학기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수준 차이가 커졌는지 질문에 9.9%가 '매우 그렇다'고, 44.6%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학교 현장 수업 대신 원격수업을 받은 18세 이하 중 60%는 수업이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는데, 그 이유로 학교의 원격수업 환경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수업내용이나 구성이 충실하지 못하다, 학습 집중이 어렵다를 꼽았습니다.

각자도생처럼 돼버린 교육 환경 속에서 수요자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원격 공교육의 질은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습니다.

"사교육은 좀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온라인 수업을 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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