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위헌 결정에…'대만 유학생 사망' 2심 파기

[앵커]

대만 유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8년이 선고된 사건을 대법원이 다시 판결하라며 일선 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2번 이상 음주운전을 한 경우 가중처벌하게 한 윤창호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건데요.

위헌 결정 이후 대법원의 첫 파기환송 사건입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28살 대만 유학생 쩡이린 씨는 재작년 11월 자정 무렵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운전자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79%, 면허 정지 수준으로 취한 채 제한 속도를 훌쩍 넘긴 시속 80km로 차를 몰았습니다.

A씨가 음주운전을 저지른 건 적발된 것만 세 번째였습니다.

2017년과 2012년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 100만 원과 300만 원을 받았고, 검찰은 이를 고려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죄로 A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재판부는 양형기준상 형량 가중요소를 받아들여 권고형에서도 가장 높은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에서도 형이 유지된 A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다시 판결하라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2회 이상 음주운전을 가중처벌하게 한 도로교통법 조항을 위헌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음주운전 시기나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친구를 잃은 끔찍한 악몽이 끝날 줄 알았던 쩡이린 씨의 친구들은 형량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대만에서 음주운전 단절을 위해서 더욱더 강력한 처벌을 하는 데 비해서 한국은 지금 오히려 역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쩡이린 부모님께도) 너무 지치고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검찰은 여러 번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점과 사망 사고라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 구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혀, 형량이 실제 줄어들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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