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첫 용광로인 포스코 포항 1고로는 자동차를 5500만대 넘게 만들 수 있는 쇳물을 생산하며 경제 발전 역사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48년 6개월 만에가동을 멈췄습니다.
박정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1973년 6월, 포항 제철소가 만들어지자 故 박태준 명예회장은 고로에 불꽃을 집어넣고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봅니다.
[현장음]
"마침내 첫 쇳물이 흐릅니다. 목이 멘 감격의 만세 소리가 뜨겁게 새벽 공기를 뒤흔들고 실로 26개월이란 오랜 기다림으로 맞이한 첫 출선입니다."
실패하면 민족의 죄인으로 모두 우향우해 영일만에 빠져 죽자는 각오로 일궈낸 성과였습니다.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2008년 KBS 인터뷰)]
"그 책임감이란 게 어마어마한 거예요. (대일) 청구권자금 대부분을 내가 쓰면서, 청구권 자금으로 만드는 제철소가 쇳물도 안 나온다? 나는 밤에 자면서 생각하다가도 끔찍해."
첫 고로 가동으로 대한민국은 '산업의 쌀' 철강 자력 생산국이 됐고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 공업 전환을 위한 경제 발전 기틀도 다지게 됐습니다.
이렇게 '민족 고로'로 불리며 쉼 없이 쇳물을 쏟아내던 포항 1고로가 오늘 수명을 다해 불을 끄는, 이른바 종풍식을 가졌습니다.
한국 산업화에 이바지한 지 48년 6개월 만입니다.
포항 1고로가 반세기 동안 생산해 낸 쇳물의 양은 모두 5520만 톤.
30만 톤 급 초대형 유조선 1380척을 건조하거나 중형 자동차 55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입니다.
1고로는 앞으로 완전히 식으면 철거됩니다.
하지만 포스코는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고려해 박물관으로 개조한 뒤 일반인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박정서입니다.
영상제공: 포스코
영상편집: 이혜진
박정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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