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 다시 간다]‘탈북 모자 아사’ 2년…바뀐 게 없는 빈곤

채널A News 202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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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A는 개국 10주년을 맞아서 특종보도, 그 이후 이야기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오늘, 그 세 번째 순서입니다.

2년 전 집에서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된 탈북 모자 사건, 단독 보도해 드렸습니다.

북한에서도 우리 땅에서도 굶주림에 시달리다 숨을 거둔 건데요.

당시 보도가 나가자 정부 국회 모두 대책을 만들겠다 입을 모았죠. 달라졌을까요.

<다시 간다> 여현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9년 고 한성옥 씨와 아들 김동진 군이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된 서울 관악구 아파트 앞입니다.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왔지만, 죽음을 맞게 된 모자의 사건은 탈북민 인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국내 탈북민 정착 상황은 어떤지 확인해봤습니다.

채널A의 보도 이후, 정부는 탈북민 취약계층 553명을 발굴했고 감사원은 15년 만에 탈북민 정착지원의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복지 제도들이 더 촘촘해 질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취재진에게 들어온 또다른 제보.

혼자 살던 탈북민인 24살 박 모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숨진 박씨가 발견된 건 이곳 반지하방입니다.

경찰은 연락이 안 된다는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이미 숨진 지 수일이 지난 후였습니다.

10대 초반에 부모와 함께 탈북한 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호 일을 시작했다는 박 씨.

지인은 박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갑질에 시달려 급히 돈을 구하러 다녔다고 말합니다.

[A 씨 / 박모 씨 지인]
"경호 일을 하는데 페인트 통이 있었대요. 그걸 옆으로 치우다가 건축일 하는 사장님 옷에 튀겼대요. 비싼 옷이었다… 그래서 1천만 원을 세탁비로. 저도 그래서 어떻게 양복이 1천만 원 하냐…"

동물 관련 일을 하고 싶어했다던 24살 박 씨.

어려움을 터놓을 곳이 없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B 씨/ 박모 씨 지인]
"(장례식도)아무도 안 왔는데 좀 쓸쓸하더라고요 많이."

경찰은 박 씨가 금전적 압박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단순 사망사건으로 처리했습니다.

고 한성옥씨의 지인이자, 탈북민 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는 한유진씨.

[한유진 / 고 한성옥씨 하나원 동기]
"(당시에) 몇날 며칠 잠도 안왔어요."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한유진 / 고 한성옥 씨 하나원 동기]
"바뀐 건 못 느끼는 거 같아요. 상사의 이런 협박 겁박 이런 것들. '탈북○ 주제에' 이 말을 달고 살아요. 태도 자체의 문제에요.탈북자에 대한 태도…"

문제는 차별과 어려움에 대한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는 겁니다.

정부가 탈북민들의 고충을 듣기 위한 전화상담을 시작했지만 2년새 응답률은 절반으로 줄었고, 미응답자의 80% 이상은 전화번호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정착을 돕는 인력도 부족한 상황,

탈북한 청년들은 실효성 있는 정착 제도가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나민희 / 탈북민]
"대학을 가려고 굉장히 많이 알아봤거든요. 남북하나재단에도 전화해보고. 막 그랬는데 서울까지 갔어요. 가서 밥 먹고 난 다음에 '지금까지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 상태로 하면 된다' 그 다음에 헤어졌어요. 더 이상 뭐 어떤 뭐…"

[이모 씨 / 탈북민]
"통일부 예산 그 탈북민 하나원 센터 예산보고 아우 깜짝 놀랐어요. 저런 게 있었어? 생각해 보니까 나는 한 번도 저런 거, 나는 과연 저기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했어요."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는 많은 탈북민들.

단순 지원을 넘어 필요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여현교입니다.

PD 윤순용 권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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