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경남 김해의 초등학교에서 등교중이던 초등학생이 갑자기 내려온 방화셔터에 깔리는 사고가 있었죠.
1년 2개월이 지났지만 사고를 당한 9살 홍서홍 군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현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방화셔터에 깔려 뇌 손상을 입은 9살 홍서홍 군.
사고를 당한지 400여일이 지나지만 여전히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이길예 / 홍서홍 군 어머니]
"우리 서홍이 엄마 봐봐봐. 엄마 엄마"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깜빡이기는 하지만 가족을 알아보지도 말을 하지도 못합니다.
[이길예 / 홍서홍 군 어머니]
"서홍이 목소리 듣고 싶어요. 서홍이 목소리 안 들어본지 너무 오래 됐거든요."
별 차도가 없자 최근에는 서울로 올라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형과 함께 등교를 하던 서홍이는 학교 2층 복도에서 갑자기 내려온 방화셔터 밑을 지나려다 가방이 걸리며 사고를 당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의식은 없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시설 관리 직원이 방화 셔터 스위치를 잘못 눌러 발생한 인재로 결론지었습니다.
사고가 난 학교를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하중이 수백 kg에 달하는 철제 방화 셔터 대신 방화 스크린이 새로 설치됐습니다.
[우현기 기자]
"이 방화 스크린은 불에 잘 타지 않는 섬유로 만들어졌는데요. 갑자기 잘못 오작동돼 내려오더라도 이렇게 손으로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가볍습니다."
방화스크린 주의 표지와 비상벨도 설치됐고, 시설 관리자는 물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도 강화했습니다.
작동 시스템도 바꿨습니다.
[도환주 / ○○초등학교 교감]
"(예전에는) 앞에 메인 컨트롤러가 있어서 그 버튼을 잘못 누르면 한꺼번에 내려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자체가 안됩니다."
경남교육청은 올해 상반기까지 도내 256개 초중고교에 대한 방화셔터 교체와 방화스크린 설치 작업을 마쳤습니다.
교육부는 전국 신설 학교에 무거운 철제 셔터 대신 스크린을 설치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사고 예방 조치는 이뤄지고 있지만 서홍이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여전합니다.
현행법상 치료 중에는 간병비가 지급되지 않아 매달 수백 만원의 간병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
지역사회 성금만으로는 감당하기 벅찹니다.
[이길예 / 홍서홍 군 어머니]
"(간병비가) 거의 한 달 390만 원 들어가고 있거든요. 법적인 부분이 빨리 좀 개선됐으면 좋겠고"
교육부는 지난 달에야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학교에서 안전사고를 당한 경우 치료 중에도 간병비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교육부 관계자]
"청원 입법으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의원실과 협의해서."
가족들은 서홍이가 다시 의식을 되찾는 날을 기다리며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이길예 / 홍서홍 군 어머니]
"하루 하루가 솔직히 너무 힘들어요. 서홍이 앞이라서 절대 안 울려고 하거든요? 빨리 좀 끝났으면 좋겠어요."
채널A 뉴스 우현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