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게"…코로나 시대 속도 경쟁 내몰린 배달기사
[앵커]
배달 플랫폼 업체마다 신속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면서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속도 경쟁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주문 수요가 늘면서 도심 곳곳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 배달 격전지로 변했는데요.
한지이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수제버거 배달음식점에 주문이 들어옵니다.
"배달의 00 주문! 배달의 00 주문!"
주문이 뜨자마자 분주하게 요리가 시작되고, 포장이 끝나자 배달기사가 픽업장소에서 음식을 들고 나갑니다.
치열한 배달 경쟁 탓에 빨리빨리는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배달 물량이 너무 많이 늘어가지고 기사 대비 몇 배 이상 물량이 있다 보니까 수행이 참 어려운데, 사장님들한테도 늦어서 죄송하다, 죄송하다 말씀드리는 것도 좀 그렇고…기사 수급도 잘 안 되는 상황이고…"
한 건이라도 더 많은 배달을 하기 위해 시간 싸움에 노출된 배달 기사들.
"정지선 시켜주셔도 배달 늦지 않거든요. 다음부터 지켜주시고…"
배달주문 플랫폼 기업·배달 대행업체의 독촉, 음식점 점주와 소비자들의 빠른 배달 요구 속에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지선 같은 교통안전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게 배달 기사들의 생각입니다.
"저희들이 어떻게 하면 라이더들의 난폭 운전, 신호 위반 등을 좀 개선할 수 있을까 라이더 스스로가 먼저 자정을 해야한다는 개념으로 저희들이 이렇게 정지선에서 신호위반 하지 말자고 스스로 나서기로 했습니다."
코로나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하면서 2019년 약 9조원이었던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0조원 규모로 2배 이상 뛰었고 배달원 취업자 수도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상반기 37만명에서 하반기에는 39만명 까지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배달 기사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은 미비한 실정입니다.
"무리한 스피드 경쟁은 전반적으로 물론 소비자들은 편리함 때문에 좋아한다고 하지만 사회적 비용이 더 들어갑니다. 교통사고라든가 교통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많아지게 되겠죠."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 하면서 배달 노동자 수도 늘고 있지만, 이들이 처한 노동 환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속도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는 성숙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할 때입니다.
연합뉴스TV 한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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