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축유 방출 결정…한국 등 5개국 동참
[앵커]
전 세계적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를 잡기 위해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소비국들과 손을 맞잡았습니다.
국제 공조를 통해 공동으로 비축유를 풀기로 한 했습니다.
비축유 방출 결정 발표에도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올라 향후 유가 변동 폭에 관심이 쏠립니다.
워싱턴 김경희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적 비축유 5천만 배럴 방출을 전격 결정했습니다.
"기름값이 너무 비쌉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회복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비축유 방출에는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영국, 인도 등 주요 석유소비국들도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인도는 5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고 일본은 국내 수요의 1~2일분에 해당하는 420만 배럴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 역시 구체적인 방출 규모와 시기를 검토 중인데, 2011년 리비아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전체 비축유의 약 5% 수준으로 방출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사회가 비축유 공동 방출에 나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앞서 세 번의 방출이 국제기구 주도로 성사된 것과 달리 이번 조치는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자율적 공조에 의한 첫 행동입니다.
국제사회가 이처럼 신속한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은 당장 공급에 숨통을 틔워 유가를 억누르려는 동시에 원유 증산을 거부하는 주요 산유국들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산유국과 석유 회사들이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석유 공급을 빠르게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국제 공조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비축유 방출에 반발해 기존의 증산 계획마저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미국 등 주요 소비국들의 비축유 방출 결정에도 국제 유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현지시간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2.3% 오른 78.5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증산에 합의하지 않으면 방출을 통한 유가 억제 노력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 김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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