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봉 "난장판 한국정치에서 육사1기 통치 참여는 숙명" 논란
[앵커]
추도사에 나선 노재봉 전 총리는 전두환 노태우 등 육사 1기의 통치 참여는 숙명이었을지 모른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습니다.
12·12 쿠데타와 군사정권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노태우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노재봉 전 총리.
추도사 시작부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평화의 광장에서 마지막으로 각하를 모셔야 하는 우리의 심정을 헤아리소서."
하지만 뒤 이은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육사 1기생들을 국민 문맹률이 80%에 달하던 한국 사회에서 최초로 현대문명을 경험한 엘리트라고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육사 1기생들에게) 한국 정치는 국방의식이 전혀 없는 난장판으로 인식됐던 것입니다.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통치기능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였다고…이는 이 1기생 장교들의 숙명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인의 생전 업적을 되짚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군부독재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의미로 해석되는 휘발성 강한 발언이었습니다.
노 전 총리는 대통령 직선제를 담은 '6·29 선언'에 대해서도, 대선 승리를 위한 승부수가 아니라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이념,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성공, 전두환 대통령의 흑자경제의 성과로 이어진 사회 구조 변화를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는 민주화의 최대 암흑기였다"며 "군사 독재시절을 기억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가 될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노 전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는 않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현직 김부겸 총리가 바라보는 과거사는 노 전 총리와 사뭇 달랐습니다.
"많은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 지도부로 활동했던 김 총리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2년 '이선실 간첩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른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준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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