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없는 나라.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것이 협박과 응징으로 거둔 성과라면 이를 ‘정상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그렇습니다.
광장 한복판에 시신을 내걸고 ‘권선징악’이라 포장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 김윤수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시 중앙광장에 몰려든 사람들.
하늘 높이 솟은 기중기에 시신 한 구가 걸려있습니다.
한 사업가와 그의 아들을 납치했다가 아프간 경찰에 사살된 납치범이라는 것이 탈레반의 설명입니다.
함께 사살된 다른 3명의 시신은 지역을 옮겨 대중에 공개됐습니다.
[탈레반 사령관]
"이것의 목적은 모든 범죄자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는 겁니다. 그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경고하는 겁니다."
'권선징악부'까지 만들어 사형과 손, 발 절단 형벌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공포 통치 우려에도 탈레반은 오히려 집권 후 한달여 간 정국이 안정을 되찾았다고 강조합니다.
[사다르 아흐마드 무하마디 /탈레반 정보 장교]
"신의 이름으로 우리는 범죄율 0% 달성했습니다. 우리는 능력이 있고, 국민들은 어떤 문제도 못 느낄 겁니다."
놀이공원이나 동물원, 호수 등 유원지를 개장해 일반 시민들이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적극 공개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정상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정작 행정은 마비됐고, 나라 살림은 파산 직전에 몰렸습니다.
외화는 바닥났고 식량과 전기료 등 물가는 폭등하고 있습니다.
[시드 빌랄 파키리 / 아프간 주민]
"미국이 우리 돈을 동결했기 때문에 상황이 매우 나쁩니다. 경제에 큰 타격을 가했습니다."
미국은 탈레반이 여성인권 보장 등 약속을 지킬 때까지 제재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반 국민들을 위해선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뉴스 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조성빈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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