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삐끗해 질식사…목숨 구할 안전설비 얼마나

채널A News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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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부산에서 음식물 쓰레기 수거업체 근로자가 3m 깊이 쓰레기 저장소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고가 한 두번이 아닌데, 최소한의 안전설비조차 없었습니다.

작업자들의 환경이 사고 이후 나아졌는지 다시 간다, 우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물 수거차량에서 음식물 쓰레기들을 저장소로 붓는 작업중입니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작업 남성은 차량 옆에서 삽을 들고 찌꺼기를 긁어냅니다.

위태롭게 작업을 이어가던 남성은 발이 미끄러진 듯, 3m 깊이의 음식물저장소에 빠집니다.

또 다른 근로자가 다급히 119에 신고를 한 뒤 구조에 나섰지만, 함께 추락했습니다.

부산의 이 업체는 하루 200톤 음식물을 처리하는데, 저장소엔 안전난간은 물론, 구조에 필요한 응급사다리조차 없었습니다.

먼저 추락한 50대 근로자는 음식물 더미에 질식해 결국 숨졌습니다.

[홍창식 / 쓰레기 수거업계 관계자]
"바닥이 미끄럽고, (저장소) 입구까지 끝까지 밀어붙여서 투기해야 해서 발을 약간 미끄러져 버리면 밑으로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저장소에 빠져 근로자가 숨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근로자가 분쇄기에 끼어 목숨을 잃는 등 저장소 추락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석화 / 대전도시공사환경노조 위원장]
"(저장소) 깊이가 2m이든 3m이든 그 밑에 큰 롤러가 있어요. 사람이 거기에 끼면 밧줄이 있든, 튜브가 있든, 헤쳐나오는 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두 달전 사고난 해당 업체는, 부분작업중지 처분을 받은 뒤, 현재는 저장소 내부에 안전난간과 사고 대비 특수장비를 설치했습니다.

다른 음식물처리업체의 상황은 어떨까?

하루에도 수십대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들이 드나드는 광주의 공공 음식물 처리장엔 구명튜브, 구조용 안전그네, 미끄럼 방지를 위한 패드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백병철 / 광주환경공단 음식물자원사업소]
"음식물에는 동식물 기름이 많거든요. 여기는 미끄러운데 여기는 딱 걸리거든요."

"음식물 저장소 바로 옆에는 건물 바깥에서 산소가 계속 공급되는 이 마스크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걸 쓰면 작업자가 빠지더라도 질식 위험 없이 구조할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경기와 광주지역 음식물 수거업체를 비롯해 사고 이후 전국 음식물처리업체 223곳 중 181곳이 안전설비를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음식물 처리업체 관계자]
"사고 난 이후부터 비상벨하고 사다리, 구명튜브 그런 거…"

하지만, 업체별로 안전설비 설치 내역이 다릅니다.

안전 난간에, 미끄럼 방지 시설까지 갖춘 곳이 있는 반면, "안전에 주의하라"는 경고문만 부착한 곳도 있습니다.

폐기물 관리법상, 음식물처리업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권영세 / 국민의힘 의원]
"현재는 수집 운반 업체에 대해서는 안전 규정이 있는데,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에 대해서도 통일된 안전 규정이 필요하고요."

사고를 막기 위한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시현 / 유한대 산업안전학과]
"창살로 돼 있는 (저장소) 덮개를 사용하면 사람은 빠지지 않지만 부산물들은 깨끗하게 씻어내릴 수 있겠죠. 적극적인 방어대책을 시설에서 책임져야…"

'다시 간다' 우현기입니다.

PD : 윤순용
AD : 권용석
작가 : 박정민
그래픽 : 박진수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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